
"나는 AI를 제대로 쓰고 있는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클로드(Claude)를 하루에도 몇 번씩 열어보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보셨을 거예요. 프롬프트 한 줄 넣고 결과물 받아가는 수준에서 멈춰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이미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건지. 기준이 없다 보니 막연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합니다.
최근 레니스 뉴스레터(Lenny's Newsletter)에 앤트로픽(Anthropic)의 엔지니어링 리드 펠릭스 리제스베르그(Felix Rieseberg)가 직접 등장해 자신의 AI 활용 방식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와 클로드 코드 데스크톱(Claude Code Desktop)을 직접 만든 사람이에요. 도구를 설계한 사람이 그 도구를 어떻게 쓰는지, 그야말로 가장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그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서, 우리가 AI 활용에서 놓치고 있는 진짜 레벨업의 방법을 함께 살펴볼게요.
클로드 코워크가 뭔지 한 번에 정리해드릴게요
먼저 클로드 코워크를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을 위해 짧게 짚고 넘어갈게요.
클로드 코워크는 단순한 채팅 인터페이스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컴퓨터 폴더에 직접 접근해서 파일을 읽고, 수정하고, 새로 만들고, 웹까지 탐색할 수 있는 에이전트형 도구예요. "이 폴더 정리해줘"라고 말하면 AI가 직접 실행합니다. 2026년 1월 macOS 버전으로 시작해, 2월에 윈도우 버전이 정식 출시되면서 국내에서도 빠르게 주목받기 시작했고요.
실제 사용자들 후기를 보면 반나절 걸리던 경비 보고서를 10분 만에, 500개 파일 정리를 15분 만에 끝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허풍이 아닙니다. 기존 AI가 조언을 해주는 비서였다면, 코워크는 실제로 일을 처리해주는 디지털 동료에 가까워요.
현재 Pro 플랜($20/월) 이상 유료 구독자라면 Claude Desktop 앱에서 Cowork 탭을 통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료 플랜에서는 아직 지원되지 않아요.
AI 활용의 가장 큰 장벽은 기술이 아니라 심리라고요
펠릭스가 인터뷰에서 가장 강하게 꺼낸 이야기가 있습니다. AI 활용의 가장 큰 장벽은 기술적 복잡성이 아니라 "이걸 AI한테 맡겨도 되나?"라는 심리적 장벽이라는 거예요.
그는 이런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반복적이고 짜증나는 작업을 계속 손으로 하면서, 정작 AI한테 부탁할 생각은 못 하는 상황이요. 도구는 이미 충분히 강력한데, 사용자들이 그 가능성에 손을 뻗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의 조언은 간단합니다. 창의성이 없는 반복 작업을 하다가 "아, 귀찮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냥 한 번 물어보라고요. "클로드, 이거 해줄 수 있어?" 하고요. AI를 활용하는 근육은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이게 더 크게 와닿는데요. 2026년 스탠퍼드 HAI(인공지능 인간 중심 연구소)의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대비 AI 특허 건수 세계 1위를 기록했고 AI 이용률 증가폭도 최고 수준입니다. 기술 수용 속도는 빠른데, 일상 업무에서 AI를 어디까지 위임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예요.
수년간 쌓인 이메일이 사실 개인 데이터 창고였다구요
펠릭스가 공개한 사례 중 가장 독창적인 것 중 하나가 이메일 활용법입니다. 그는 이사를 할 때 가구를 3D 평면도에 배치해보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가구마다 직접 치수를 입력했다고 해요. 그런데 잠깐, "클로드한테 내가 어떤 가구를 갖고 있는지 알아내게 하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죠.
그래서 이메일로 갔습니다. 몇 년치 구매 영수증, 주문 확인 메일, 배송 안내 메시지들을 클로드에게 연결했더니 실제 가구 목록과 치수를 자동으로 파악해서 3D 인터랙티브 평면도를 만들어줬다고요.
이 원리는 어디든 적용할 수 있어요. 의류, 의료 기록, 여행 이력, 구독 서비스 내역까지. 수년 동안 이메일을 써왔다면 이미 상당한 규모의 개인 데이터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단지 AI가 읽을 수 있도록 연결하지 않았을 뿐이죠.
업무 관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파트너사와 주고받은 제안서, 미팅 후속 이메일, 계약 조건 논의 메시지들을 AI가 정리해준다면 내부 지식 관리 수준이 완전히 달라져요. 실제로 Anthropic의 Applied AI 팀은 매일 출근하자마자 코워크로 Google Calendar, Slack, 사내 CRM을 횡단 검색해서 한 장짜리 미팅 브리핑을 자동으로 뽑아낸다고 합니다.
"한 단계 위로 올라가라"는 원칙, 일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펠릭스가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강조한 패턴이 있습니다. "한 단계 위의 추상화로 올라가라"는 개념이에요. 그리고 그게 되면, 다시 한 단계 더 올라가라고 했습니다.
가구 예시로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치수를 입력했어요. 다음엔 "클로드, 내가 어떤 가구를 갖고 있는지 목록을 만들어줘"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다음엔 "클로드, 내 이메일에서 가구 정보를 직접 찾아봐"라고 위임했어요.
매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작업, 클로드한테 넘길 수 없을까?"를 물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넘겼더니, "그 판단 자체도 클로드한테 넘길 수 없을까?"로 이어지는 거예요.
이건 단순한 활용 팁이 아닙니다. 일하는 방식의 철학적 전환이에요. 내가 직접 실행하는 것에서, 내가 방향을 설정하고 AI가 판단하는 구조로 바뀌는 겁니다. 실무에서 이 전환이 일어나면 처리 가능한 업무량 자체가 달라집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내가 이걸 왜 직접 하고 있지?"라는 질문을 더 자주 던집니다.
실시간 개인 대시보드, 이제 수동 업데이트는 없어요
펠릭스가 소개한 또 다른 활용법은 라이브 아티팩트(Live Artifact) 기반의 개인 대시보드입니다. 클로드 코워크에서는 스포티파이, 지메일, 캘린더, 노션 등 연결된 서비스의 실시간 데이터를 가져와 항상 최신 상태를 유지하는 대시보드를 만들 수 있어요.
그가 직접 만든 건 2000년대 초반 소프트웨어 스타일의 개인 대시보드였는데, 하루 종일 자동으로 업데이트됩니다. 더 이상 매일 아침 스프레드시트를 열어서 수치를 직접 채워넣거나, 주간 보고서를 수동으로 갱신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에요.
국내 업무 환경에 주는 시사점이 명확합니다. 주간 KPI 대시보드, 팀별 진행률 현황판, 파트너사 동향 모니터링 화면 등을 한 번 설계해두면 AI가 알아서 최신 상태로 유지해주는 구조가 가능해집니다. 코워크의 MCP 연동 기능을 활용하면 Google Drive, Slack, Gmail 같은 외부 서비스까지 연결되거든요. 연결된 도구가 많을수록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소네트 vs 오퍼스, 언제 어떤 모델을 써야 할까요
실용적인 팁도 나왔습니다. 클로드 모델 선택에 관한 펠릭스의 기준이 꽤 명쾌했는데요.
소네트(Sonnet)는 문제가 명확하게 정의된 경우, 즉 할 일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작업에 씁니다. 오퍼스(Opus)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뭔지 스스로도 잘 모를 때, 즉 문제 자체를 같이 정의해야 할 때 씁니다.
"평면도 단위를 맞춰줘"는 소네트 영역입니다. "내 삶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 생각해봐줘"는 오퍼스 영역이고요. 대부분의 작업은 소네트로 충분하지만, 문제를 분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할 때는 오퍼스로 올라가는 것이 맞다는 거예요.
국내에서는 아직 많은 분들이 기본 모델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업의 성격에 따라 모델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결과물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어요. 모델 선택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AI가 틀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펠릭스가 공유한 디버깅 접근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클로드가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어요. 모델을 탓하지 않고, 워크플로우를 수정한다고요.
"내가 기대한 것과 달라졌네. 어디서 다르게 간 거야? 앞으로 이걸 방지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라고 클로드에게 다시 물어본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 모델이 부족한 게 아니라, 프롬프트가 불명확하거나, 데이터 소스가 지저분하거나, 중간 검증 단계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고 했어요.
AI를 망가진 도구가 아니라 더 나은 지시가 필요한 협업자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이 프레임이 바뀌면 사용 경험 자체가 달라집니다. 같은 실수 앞에서 포기하는 사람과 개선하는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생기는 거예요.
어른들만 갇혀 있는 "마음의 감옥" 이야기
인터뷰 중 가장 날카로운 통찰이 나온 대목이 있었습니다. 펠릭스는 어린 아이들이 AI를 가장 잘 쓴다고 했어요. 부모들이 보내온 영상을 보면, 아이들이 손으로 그린 캐릭터로 게임을 만들고, 인터랙티브 스토리를 뚝딱 만들어냅니다. 몇 년 전이라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있어야 가능했던 것들이요.
반면 어른들은 20년간 "컴퓨터는 이걸 못 해"라는 경험을 축적해왔습니다. 그 경험이 오히려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마음의 감옥(Mind Prison)이 돼버려요. AI가 뭘 할 수 있는지 직접 부딪혀보기도 전에 "이건 안 되겠지"라고 포기하는 거죠.
이건 나이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험이 많을수록 조심스러워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AI 활용에 있어서만큼은 그 조심성이 발목을 잡습니다. 지금 당장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한번 실험해보는 게 중요해요. AI에 대한 고정관념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경험이 만들어낸 심리적 제약입니다.
마무리
클로드 코워크를 직접 만든 엔지니어의 이야기에서 가져갈 수 있는 메시지는 하나로 압축됩니다. AI를 잘 쓰는 것은 더 좋은 프롬프트를 아는 게 아니라, "이것도 AI한테 부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더 자주 던지는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거예요.
이메일 속에 쌓인 데이터, 매일 반복하는 귀찮은 작업, 직접 채워 넣는 대시보드, 오류를 만났을 때의 반응 방식. 모든 것이 AI 활용의 기회입니다. 한 단계 위의 추상화로 올라가는 연습을 지금 당장 시작해보세요.
AI는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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