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창에 뭔가 입력할 때, 그 방식이 20년째 그대로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구글에서 뭔가를 찾을 때 우리가 하는 일은 딱 하나죠. 키워드를 입력하고, 결과를 위에서부터 훑어 내려가는 것.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이 구조는 거의 바뀐 게 없었어요.
그런데 2026년 6월,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Perplexity AI)가 이 공식 자체를 뒤집는 새로운 구조를 발표했습니다. 이름은 SaC, 즉 "코드로서의 검색(Search as Code)"이에요. 저도 처음 이 내용을 접했을 때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B2B SaaS나 보험, 헬스케어처럼 정보가 핵심인 업종에서는 특히 더 중요한 얘기더라구요.
오늘은 이 SaC가 뭔지, 그리고 우리 비즈니스에 어떤 의미인지 풀어드릴게요.
기존 AI 검색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요?
지금까지 AI 기반 검색은 이런 흐름으로 작동했어요.
AI 모델이 질문을 받고, 검색 엔진에 질의를 던지고, 결과가 돌아오면, AI가 그걸 보고 답변을 생성하는 방식이었죠.
언뜻 보면 합리적인 구조 같지만, 핵심 문제가 하나 있어요. "검색 방식에 대한 통제권이 AI에게 없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유능한 AI라도, 검색 엔진이 어떻게 결과를 뽑는지에 관여할 수 없었거든요. 마치 연구원이 있는데 도서관 사서가 어떤 책을 찾아줄지는 연구원이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랑 같아요.
퍼플렉시티 연구진은 이걸 "경직성(rigidity)"이라고 표현하면서, 세 가지 핵심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노이즈가 많은 맥락, 도메인 지식 활용 불가, 그리고 비효율적인 순차 처리가 그것입니다.
결국 지금의 AI 검색은 "결과만 받아서 써"를 강요하는 구조였던 거예요.
SaC가 뭔지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
SaC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AI가 검색 결과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검색 파이프라인 자체를 직접 설계하고 실행한다."
비유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기존 방식은 AI가 식당에 가서 메뉴판에서 주문하는 거예요. SaC는 AI가 직접 주방에 들어가서 필요한 재료를 고르고, 조리법을 결정하고, 플레이팅까지 하는 방식입니다.
퍼플렉시티는 이를 위해 검색 스택을 세 개의 층으로 분리했어요.
첫 번째는 모델 층입니다. AI가 작업을 분해하고, 어떤 검색 전략을 쓸지 판단해서 파이썬 코드를 생성해요. 두 번째는 샌드박스 층입니다. AI가 만든 코드를 안전하게 실행하는 보안 실행 환경이에요. 세 번째는 에이전틱 서치 SDK 층입니다. 검색의 최소 단위 기능들을 도구로 제공하는 라이브러리 역할이에요.
이 구조에서 AI는 단 한 번의 추론 턴 안에 수천 건의 검색 작업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AI 에이전트에게는 완전히 자연스러운 방식이에요.
MCP가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많이들 오해하는 부분
요즘 AI 개발자들 사이에서 MCP(Model Context Protocol)가 많이 회자되잖아요. "AI 모델에 외부 도구를 연결하는 표준 규격"인데, 많은 분들이 "그럼 검색 도구를 MCP로 연결하면 끝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퍼플렉시티 연구진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합니다. MCP나 함수 호출 방식은 각 검색 작업마다 AI 추론 왕복이 필요하다고요. 검색 10번이면 AI가 10번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속도도 느리고, 비용도 그만큼 올라가죠.
SaC는 완전히 다릅니다. AI가 코드 한 뭉치를 짜서 "이 코드를 샌드박스에서 실행해"라고 명령하면, 코드 안에서 수천 건의 검색이 동시에 돌아가요. AI는 딱 한 번만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로 퍼플렉시티 컴퓨터 내부에서는 단일 작업 하나가 수백, 심지어 수천 번의 검색 작업을 단 몇 분 안에 처리하는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MCP는 직렬 구조, SaC는 병렬 구조라는 근본적인 차이가 여기서 나오는 거예요.
숫자로 보면 더 실감이 나요, 얼마나 좋아졌을까요?
퍼플렉시티는 SaC를 5가지 벤치마크에서 평가했고, 결과가 꽤 인상적입니다. 비교 대상은 OpenAI(GPT-5.5), Anthropic(Opus 4.7), Exa, Parallel Tasks였어요.
심층 검색 질문응답(DSQA) 정확도에서 SaC는 0.871로 1위였습니다. OpenAI는 0.733, Anthropic은 0.815였어요. 웹 브라우징 기반 복합 추론(BrowseComp)에서는 SaC가 0.805로 1위를 차지했고, 복잡한 가로형 리서치 작업(WANDR) 벤치마크에서는 SaC가 0.386으로 2위 시스템보다 무려 2.5배나 앞섰습니다.
비용 효율도 눈에 띄어요. 소프트웨어 취약점(CVE) 데이터 200건 이상을 수집하는 실제 테스트에서, SaC는 정확도 100%를 유지하면서 토큰 사용량을 85.1% 줄였습니다. 28만 8,700 토큰에서 4만 2,900 토큰으로 줄인 건데요. 비용을 거의 7분의 1 수준으로 낮추면서 정확도는 오히려 올린 겁니다.
성능과 비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구조적 혁신이라고 볼 수 있어요.
AI가 스스로를 개선하는 루프, 오토리서치란?
SaC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있어요. 퍼플렉시티는 SDK와 에이전트 스킬 자체를 계속 자동으로 개선하는 루프를 돌리고 있는데, 이걸 "오토리서치(Autoresearch)" 루프라고 부릅니다.
이 루프는 수 주에 걸쳐 지연 시간, 코드 생성 품질, 전체 작업 성능이라는 세 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SDK의 구조와 표현 방식을 자동으로 제안하고 검증합니다. 사람이 일일이 튜닝하지 않아도 AI 시스템이 스스로 최적화한다는 뜻이에요.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어요. 에이전트 스킬 파일은 2,000 토큰 이하로 엄격히 제한된다고 해요. 짧지만 강력한 지침, 그리고 복잡한 패턴 조합을 위한 몇 가지 예시 코드가 핵심이에요. AI에게 SDK 목록을 나열해 줘 봤자 소용없고, "어떻게 조합하는지"를 가르쳐야 한다는 통찰이 인상적입니다.
AI가 검색 시스템을 스스로 개선하는 자기진화 루프는 장기적으로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의 격차를 만들어낼 거예요.
보험, 헬스케어, B2B SaaS 업종에서는 왜 더 중요할까요?
정보 집약적인 산업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이 변화가 더 실감 나게 다가와야 합니다.
첫 번째로, 리서치 업무의 자동화 수준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경쟁사 분석, 규제 동향 파악, 고객 사례 수집 같은 작업들이 에이전트 구조에서 분 단위로 처리되기 시작해요. 지금은 사람이 반나절씩 투자하던 일들이죠.
두 번째로, AI 제품을 만드는 팀이라면 검색 인프라 전략을 다시 봐야 합니다. 단순히 "AI에 검색 붙이기"가 아니라, 검색 파이프라인 자체를 AI가 설계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에요.
세 번째로, 정보 수집 비용이 급격히 낮아집니다.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85%까지 낮출 수 있다면, 데이터 수집 기반 서비스의 단가 경쟁 구도가 완전히 바뀝니다.
가트너는 2026년까지 전체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40%가 작업 특화 AI 에이전트를 통합할 것으로 예측했어요. SaC 같은 구조가 그 에이전트들의 실질적인 "검색 근육"이 될 것이라는 거죠.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 갈까요?
퍼플렉시티는 이 아키텍처가 검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검색은 하이브리드 컴퓨팅의 자연스러운 실험장"이라는 표현이 특히 인상적이에요.
AI의 언어 추론, 결정론적 코드 실행, 외부 정보 레이어, 이 세 가지가 함께 설계될 때 시스템 전체의 능력이 곱하기로 늘어납니다. 이 원리는 검색을 넘어 데이터 분석, 자동화된 보고서 생성, 복잡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으로 확장되는 거죠.
더 나아가 퍼플렉시티는 SDK 설계와 모델 학습을 동시에 진화시키는 공동 진화 전략도 예고했어요. AI가 검색 도구를 잘 쓰도록 학습될 때, 도구 자체도 그 AI에 맞게 진화한다는 개념입니다.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함께 자란다는 뜻이기도 해요.
AI와 도구가 함께 공진화하는 시대, 검색은 그 공진화의 첫 번째 전쟁터가 되고 있습니다.
마무리
우리가 그동안 알던 검색은 "질문하면 답이 온다"는 단방향 구조였어요. SaC는 이걸 "에이전트가 목적에 맞게 검색 파이프라인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한다"는 방식으로 완전히 바꿉니다.
당장 SaC를 직접 쓸 일은 많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쓰는 AI 도구들이 점점 이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고, 그 결과물의 품질과 속도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질 겁니다. 검색이 코드가 되는 시대, AI 에이전트 시대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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