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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비즈니스전략

성장 전략이 막힐 때, 채널보다 먼저 봐야 할 한 장의 지도

by DrKo83 202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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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나는데 성장률만 조금씩 내려가는 회사들

요즘 B2B SaaS 쪽 분들을 만나보면 비슷한 얘기를 많이 하세요. 매출은 아직 나고 있고, 고객도 쉽게 떠나지 않고, 팀도 나름 잘 굴러가는데, 분기마다 성장률이 조금씩 낮아진다고요.

여기에 요즘은 고객이 "이 기능, AI로 직접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묻기 시작합니다. 이 질문이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저도 처음 들었을 땐 뜨끔했어요.

AI 시대 SaaS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망하는 형태가 아니더라구요. 살아남을 만큼은 벌지만, 예전 방식으로는 더 빨라지지 않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더 알아차리기 어렵고요.

한 줄 정리: 진짜 위기는 폭락이 아니라, 아무리 해도 속도가 안 붙는 정체입니다.

성장 전략이 막혔다는 건 사실 숫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글로벌 B2B 성장 리포트를 하나 보면 이 느낌이 숫자로도 보입니다. 2026년 초 발표된 Maxio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AI가 제품의 중심인 회사는 평균 21%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기존 제품에 AI를 얹은 회사는 16%였고, AI를 쓰지 않은 회사가 오히려 19%로 더 나았어요.

AI를 붙였다고 성장이 따라오는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같은 리포트에서도 성장은 사라진 게 아니라 얻기 어려워졌다고 말하더라구요.

최근 업계 분석에서는 SaaS 기업이 새 매출 1달러(약 1,400원)를 만들기 위해 쓰는 비용이 2026년 기준 약 2달러까지 올랐다는 수치도 나옵니다. 전년보다 14% 늘어난 거예요. 같은 노력을 해도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죠.

그러니 성장 전략이 막힐 때 필요한 건 더 많은 채널이 아닐 수 있습니다. 먼저 어디가 막혔는지를 보는 눈이 필요해요.

성장은 기능의 합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입니다

유입, 활성화, 재방문, 영업, 가격, 파트너십, 제품은 회사 안에서는 서로 다른 팀의 일이죠. 그런데 고객 입장에서는 이게 전부 하나의 여정입니다.

광고로 고객을 데려와도 첫 가치를 경험하지 못하면 성장은 멈춥니다. 영업이 계약을 따와도 도입 과정이 매번 맞춤 작업이면 다음 계약을 만들기가 어렵고요. 각 팀의 지표가 좋아 보여도 전체 흐름이 막혀 있으면 회사의 성장률은 바뀌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 시스템은 이런 구조입니다. 고객이 들어와서 의미 있는 가치를 얻고, 다시 돌아오거나 추천하고 확장하고 사례가 되면서 다음 기회로 연결되는 흐름이요.

한 줄 정리: 성장의 단위는 캠페인이 아니라, 고객 가치가 다음 성장으로 이어지는 완성된 흐름입니다.

싸게 얻은 고객이 성장 시스템을 증명해주진 않습니다

어떤 채널의 광고비가 유난히 싸거나, 특정 콘텐츠가 갑자기 잘 퍼질 때가 있어요. 이때 팀은 그 채널 담당자를 뽑고 예산을 키우고 싶어집니다. 저도 그 마음 너무 잘 알아요.

하지만 낮은 비용은 시장의 한순간일 수 있습니다. 그 고객이 실제로 남고, 결제하고, 주변에 퍼뜨릴지는 별개의 문제거든요.

원문의 저자는 Lyft에서 초기 모바일 앱 설치 광고가 매우 저렴했던 시절을 예로 듭니다. 채널을 시험한 것 자체는 맞았는데, 일시적으로 낮았던 비용을 장기 성장의 증거로 받아들인 게 문제였다고 돌아보죠.

한 줄 정리: 잘된 한 번의 결과는 힌트일 뿐, 반복 가능한 구조의 증거는 아닙니다.

B2B SaaS 성장 가설, 한 장에 다섯 가지만 적어보세요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거대한 퍼널 대시보드부터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한 장의 문서에 다섯 가지만 적어보면 돼요.

첫째, 누가 어떤 경로로 들어오는지. 둘째, 무엇을 하면 처음으로 가치를 느끼는지. 셋째, 무엇이 재방문과 추천, 확장으로 이어지는지. 넷째, 회사는 어디서 가치를 회수하는지. 다섯째, 지금 가장 막힌 곳이 어디인지입니다.

처음 적은 답이 틀려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팀 전체가 같은 가설을 보고, 모르는 부분에는 데이터를 붙이고, 다음 실험의 이유를 함께 이해하는 거예요.

한 줄 정리: 완벽한 성장 모델보다, 틀렸는지 검증할 수 있는 성장 가설이 먼저입니다.

성장 병목이란, 가장 시끄러운 지표에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병목을 찾을 때 많이 하는 실수가 눈에 가장 잘 띄는 숫자를 문제로 착각하는 거예요. 유입이 부족해 보이는데 실제 병목은 첫 사용 경험일 수 있습니다. 사용량은 높은데 수익 구조가 다음 성장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반대로 계약은 계속 늘어나는데 고객 한 곳을 도입할 때마다 내부 팀이 야근을 해야 한다면, 문제는 영업이 아니라 전달 과정에 있습니다. 이건 SaaS 운영해보신 분들은 한 번쯤 겪어보셨을 거예요.

그래서 병목을 찾을 땐 고객 한 명을 끝까지 따라가 보시길 권해요. 들어온 뒤 가치를 얻고 다음 순환을 만드는 순간까지요. 그리고 한 단계를 개선했을 때 끝까지 완주하는 전체 사이클이 실제로 늘어나는지를 물어보면 됩니다.

한 줄 정리: 가장 많이 보이는 숫자가 아니라, 전체 흐름을 멈추는 한 단계가 진짜 우선순위입니다.

병목은 고치면 또 옮겨갑니다

병목을 하나 풀면 다음 병목이 나타납니다. 활성화를 고치면 이번엔 유입이 부족해질 수 있어요. 도입 속도를 높이면 고객 성공팀의 지원 부담이 드러나기도 하고요.

처음엔 좀 허탈하죠. 열심히 풀었는데 또 문제가 나온다니까요. 그런데 이건 실패가 아니라 이전 문제를 실제로 풀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장 전략은 한 번 세우고 끝나는 계획표가 아니라, 시스템을 계속 다시 읽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흐름을 그리고, 병목을 찾고, 가장 작은 실험을 하고, 배우고, 다시 그리는 순환이요. 이 순환이 팀의 성장 운영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한 줄 정리: 병목이 움직인다는 건 성장 시스템이 실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한 번의 성공을 반복 가능한 방식으로 바꾸는 법

초기 고객은 대부분 비반복적인 이유로 들어옵니다. 창업자의 설득, 특별 제작한 기능, 누군가의 개인적 관계 같은 것들이죠. 그 노력을 부정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다만 "왜 이번에 됐는지"를 남기지 않으면 다음 성공도 우연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성공한 계약이나 캠페인이 생길 때마다 몇 가지를 기록해두세요. 고객은 누구였는지, 왜 그때 움직였는지, 어떤 경험이 결정을 이끌었는지, 맞춤 작업은 무엇이었는지, 다음 순환을 만든 계기는 무엇이었는지요.

기록이 쌓이면 반복되는 부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사례집이나 도입 플레이북, 제품 기능으로 바꿀 수 있어요.

한 줄 정리: 축하할 일은 성공 그 자체가 아니라, 다음에도 재현할 이유를 알아낸 순간입니다.

채용과 조직도는 성장 시스템 뒤에 따라와야 합니다

성장이 막히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법이 전문가 채용이죠. 그런데 성장 시스템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전문가를 먼저 뽑으면, 각자 익숙한 채널과 지표만 최적화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유입팀, 제품팀, 영업팀은 다 바빠지는데 고객 여정 사이의 빈틈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어요. 전문가가 필요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병목이 반복해서 나타나고, 경제성과 활성화, 유지율 같은 근거가 충분히 쌓였을 때 그 문제를 깊게 팔 사람이 필요한 거예요.

초반에는 제품, 데이터, 운영, 시장 사이를 오가며 가설을 고칠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

한 줄 정리: 채용은 성장 가설을 대신해주는 답이 아니라, 검증된 병목을 더 깊게 푸는 투자입니다.

AI는 속도를 높이지만 방향을 정해주진 않습니다

AI는 고객 인터뷰와 피드백을 요약하고, 가설별 실험안을 만들고, 반응을 빠르게 묶어보는 데 정말 유용해요. 저도 매일 쓰고 있고요.

그런데 어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지 모른다면, AI는 더 많은 콘텐츠와 실험을 더 빠르게 쏟아낼 뿐입니다. 앞서 본 숫자가 그걸 보여주죠. AI를 얹은 것만으로는 성장이 따라오지 않았잖아요.

그러니 AI를 채널 생산량 경쟁에 쓰기보다, "왜 이 고객이 이 순간에 움직였는가"를 더 잘 설명하는 데 써보세요. 속도는 방향이 있을 때만 자산이 됩니다.

한 줄 정리: AI가 실험 횟수를 늘릴 수는 있어도, 좋은 질문까지 대신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마무리

다음 회의에서 새로운 채널, 채용, 캠페인 이야기가 나오면 그 전에 딱 한 가지만 물어보세요. "이 선택은 우리 성장 시스템의 어느 병목을 푸는가?"

답이 선명하지 않다면 전술을 더하기 전에 고객의 흐름부터 다시 그려보시길 권해요. 성장 전략은 더 많은 일을 고르는 기술이기도 하지만, 지금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알아보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오늘 한 장짜리 성장 지도부터 그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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