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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스타트업

AI는 평범한 사람을 잘하게 만들지 않는다, 잘하는 사람을 따라잡기 더 어렵게 만든다

by DrKo83 2026.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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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했는데 왜 우리 팀은 그대로일까요?"

이 말, 요즘 정말 많이 들리지 않나요?

GPT도 구독하고, 클로드도 써보고, 자동화 워크플로우도 만들어봤는데 정작 팀 성과나 개인 실력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는 느낌.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사실 이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AI는 역량을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이미 있는 역량을 증폭시켜주는 도구거든요. 그리고 이 한 가지 차이가 앞으로의 커리어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 수 있어요.

미국 B2B 세일즈·마케팅 업계에서 오래 팀을 이끌어온 한 임원은 이 현상을 아주 정확하게 짚었습니다.

"AI는 사람을 잘하게 만들지 않는다. 잘하는 사람이 잡히지 않게 만든다."

이 한 문장이 지금 AI 시대에서 GTM 역할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고 생각해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좀 더 깊게 풀어볼게요.

GTM이 뭔지 먼저 짚고 가요

GTM은 Go-To-Market의 줄임말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보내고, 고객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해요. 영업, 마케팅, 기술 영업, 고객 성공, 도입 지원 같은 것들이 모두 GTM에 속합니다.

B2B SaaS에서 특히 중요한 개념인데요. 인슈어테크나 헬스케어, HR SaaS 같은 산업에서는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사가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면 계약 자체가 안 됩니다. 단순히 설명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시장이에요.

그런데 AI가 이 GTM 역할 전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AI가 GTM 역할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한 가지 흥미로운 평가 프레임워크가 있습니다. GTM 인재를 두 축으로 평가하는 건데요.

첫 번째는 기술 역량입니다. API 문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나요? 고객의 데이터 구조를 파악하고 연동 방안을 직접 제시할 수 있나요? 직접 코딩을 못해도 괜찮아요. 기술적으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됩니다.

두 번째는 비즈니스 역량입니다. 진짜 문제를 찾아내는 발굴(Discovery)을 할 수 있나요? 복잡한 기술 개념을 C레벨 언어로 번역할 수 있나요?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힌 회의에서 의사결정을 끌어낼 수 있나요?

이 두 축을 사분면으로 그리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옵니다. 기술도 높고 비즈니스도 높은 오른쪽 위 영역에 있는 사람이 AI 시대에 가장 큰 레버리지를 얻어요. AI는 이 사분면에서 오른쪽 위에 있던 사람을 더 높이 올립니다. 왼쪽 아래에 있던 사람은 그냥 제자리죠.

한 줄 정리: AI는 격차를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격차를 더 빠르게 벌리는 기술이다.

솔루션 엔지니어가 가장 큰 수혜자인 이유

솔루션 엔지니어라는 직군을 들어보셨나요? 세일즈 엔지니어와는 다릅니다.

세일즈 엔지니어가 이미 정해진 제품을 잘 설명하는 역할이라면, 솔루션 엔지니어는 고객의 문제를 분석하고 직접 솔루션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역할이에요. 기술 역량과 비즈니스 역량이 동시에 높아야 하는 직군이죠.

기존에는 솔루션 엔지니어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구현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거든요. 그런데 AI 툴이 개발, 설계, 문서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상황이 달라졌어요.

실제로 어떤 임원은 AI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활용해 보험 인수 심사 업무의 수동 문서 처리를 90%나 줄이는 에이전트를 혼자 개발했다고 합니다. AI 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결과물이에요. 한 사람이 팀 수준의 결과를 낼 수 있게 된 거죠.

인디드(Indeed)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직원의 80%가 하루에 최소 1시간을 절감한다고 답했는데요. 이 절감된 시간이 고성과자에게는 추가적인 생산성으로, 저성과자에게는 그냥 여백으로 남는다는 게 핵심이에요.

많이 하는 오해, AI가 영업을 없앤다?

"AI 때문에 세일즈 직군이 사라지는 거 아닐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단, 조건이 붙어요.

대기업 B2B 영업에서 복잡한 계약을 성사시키는 능력, 여러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능력, 고객사 내부 정치를 파악하는 능력은 AI가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이 역할은 당분간 건재해요.

하지만 달라지는 게 있습니다. 판매해야 하는 제품이 점점 더 기술적으로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AI 기반 플랫폼, 에이전틱 워크플로우, API 연동 같은 걸 파는 영업이라면 그게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알아야 합니다. 구매자가 기술적인 질문을 했을 때 "기술팀에 물어볼게요"라고 대답하는 영업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어요.

딜로이트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78%가 AI 기술을 도입했지만, 실제로 조직 내 활용도가 높다고 답한 기업은 31%에 불과했습니다. 이 숫자가 말해주는 게 있어요. 도입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문제라는 거죠.

한 줄 정리: AI가 영업을 없애는 게 아니라, 기술적 최소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그 기준을 넘지 못한 영업이 대체된다.

한국 B2B SaaS 시장에서의 의미

한국 시장에서도 이 변화는 빠르게 오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일자리 미래 보고서 2025에 따르면, 고용주의 63%가 역량 격차를 비즈니스 전환의 최대 장벽으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링크드인은 AI 리터러시를 요구하는 채용 공고가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어요. 채용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는 거예요.

특히 인슈어테크나 헬스케어 SaaS 같은 산업에서는 더 복잡합니다. 규제가 많고, 고객사가 보수적이고, 도입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이해관계자가 많아요. 이런 환경에서 AI를 "쓰는 것"과 AI로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SaaStr 2025 컨퍼런스에서도 공통으로 강조된 메시지가 바로 이거였어요. "어떤 AI 모델을 쓰느냐보다 그 기술로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 AI 기능을 파는 게 아니라 AI 솔루션을 파는 것, 그게 핵심이라는 거죠.

기술 호기심이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역량

그렇다면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역량은 뭘까요?

이 임원이 강조하는 건 "기술 호기심(Technical Curiosity)"입니다. 직접 만들어보려는 의지, 모르는 걸 배우려는 자세, AI 툴의 결과물을 맹목적으로 신뢰하지 않고 직접 검증하는 습관이에요.

누구나 AI에게 아키텍처 다이어그램을 그려달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고객과 여섯 번의 발굴 미팅을 통해 얻은 맥락을 프롬프트에 담아서 실제로 작동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 맥락과 경험이 바로 경쟁에서 이기는 진짜 해자예요.

그리고 중요한 건, 이건 타고나는 게 아니라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기술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이번 분기에 AI 툴 하나를 깊게 파고드는 것, 한 번이라도 자동화 워크플로우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 그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가 1년 뒤를 갈라놓아요.

LinkedIn Learning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주도 학습 환경에서 AI 활용 역량 습득 속도가 2.3배 빨랐다고 합니다. 결국 스스로 파고드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질 수밖에 없어요.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보이는 변화의 신호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Forward Deployed Engineer"라는 직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드를 짜는 엔지니어인데, 동시에 고객을 직접 만나고 계약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에요. 오픈AI도 이 역할을 중심으로 기업 배포 전문 조직을 새로 출범시켰고요.

모든 GTM 역할이 이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당장 모두가 엔지니어가 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기술을 이해하고 AI를 활용해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본기가 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도 AI 에이전트 등장으로 기존 SaaS에는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봤어요. AI 에이전트들이 결국 비즈니스 로직이나 규칙들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죠. 이 변화의 속도 안에서 GTM 담당자들이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가 앞으로 3년의 커리어를 결정합니다.

B2B SaaS 시장 규모 자체도 2025년 3,900억 달러에서 2035년 2조 9천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은 커지는데 그 안에서 누가 살아남느냐는 결국 역량의 문제예요.

지금 사분면 어디에 있나요?

AI는 평평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닙니다. 이미 잘하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격차를 더 빠르게, 더 크게 벌려놓는 기술이에요.

기술 역량이 부족하다면 이번 분기에 AI 툴 하나를 깊게 파봐야 합니다. 비즈니스 역량이 부족하다면 AI로 고객 발굴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언어를 다듬어야 해요. 중요한 건, 먼지가 가라앉기 전에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격차는 이미 벌어지고 있어요.

마무리

AI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을 잘하게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잘하는 사람을 훨씬 더 빠르게, 훨씬 더 멀리 데려다줍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가 중요한 거예요. 기술 역량과 비즈니스 역량, 두 축 모두에서 자신의 위치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부족한 쪽을 지금 채워나가는 것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지금 시작하는 사람과 나중에 시작하는 사람의 격차는 AI가 더 빠르게 만들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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