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아직도 Claude Chat 창에서 질문하고 닫고를 반복하고 계신가요?
저도 그랬어요. Claude나 ChatGPT를 마치 더 똑똑한 검색엔진처럼 쓰고 있었던 거죠. 질문하고, 답 받고, 탭 닫고. 다음날 또 새로 시작하고.
그런데 최근 Anthropic의 릴리스 74개를 52일 만에 추적한 것으로 유명한 PM, Pawel Huryn의 인터뷰를 접하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Claude를 도구로 쓰는 사람과 시스템으로 만드는 사람의 격차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벌어지고 있거든요.
오늘은 그 내용을 한국 PM과 기획자 관점에서 실제 업무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드릴게요.
Claude Chat, 사실 한계가 세 가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Claude 채팅창을 메모장처럼 쓰시잖아요. 근데 이 방식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어요.
첫 번째는 연속성이 없다는 점이에요. 데스크탑에서 작업하다가 회의 다녀오면 맥락이 사라집니다. 폰으로 이어서 할 수 없고, 새 창 열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해요.
두 번째는 파일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폴더 정리, 계약서 분류, 보고서 자동 생성 같은 건 Chat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하면 돼요?"라고 설명은 해주지만, 실제로 해주진 않아요.
세 번째는 기억이 세션 단위로 끊긴다는 점이에요. 오늘 배운 패턴을 내일 자동으로 적용하거나, 내가 선호하는 글쓰기 스타일을 학습해서 다음 작업에 반영하는 건 Chat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이 세 가지 한계를 인식하는 것, 그게 출발점이에요.
Claude 생태계, 뭐가 있는지 짚고 가요
Claude를 제대로 쓰려면 Anthropic이 제공하는 도구들을 먼저 파악해야 해요. 헷갈리시는 분들을 위해 정리해드릴게요.
Claude Chat은 우리가 흔히 쓰는 채팅창입니다. 가볍고 빠른 질문에는 여전히 유용하지만, 한계가 명확하죠.
Claude Cowork는 데스크탑 앱 형태로, 실제 파일 시스템에 직접 접근해서 작업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하면 Claude Code의 사용자 친화적 버전입니다. "이 폴더 정리해줘"라고 말하면 Claude가 실제로 정리해줘요.
Claude Code는 터미널 기반 도구로, 복잡한 다중 파일 작업, 자동화 스크립트, 서브에이전트 설정이 가능합니다. 개발자뿐 아니라 기획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요.
Dispatch는 모바일에서 여러 작업을 동시에 병렬로 실행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예요. 이동 중에도, 잠깐 기다리는 틈새 시간에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개념이죠.
Pawel이 공개한 자신의 실제 사용 비율이 인상적이에요. Dispatch와 Claude Code 웹 세션이 약 70%, 로컬 Claude Code가 25%, Chat이 고작 5%라고 해요. 지금 우리 대부분은 이 비율이 완전히 뒤집혀 있는 거잖아요.
스킬(Skills)이 왜 게임 체인저인가요?
Claude Cowork나 Code에서 가장 강력한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스킬이에요. 일종의 지능형 프롬프트 묶음인데, 단순 프롬프트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어요.
에이전트가 스킬의 이름과 설명만 먼저 읽어요. 현재 작업과 맞는 스킬이라고 판단될 때만 전체 내용을 불러옵니다. 관련 없는 스킬은 컨텍스트 윈도우를 낭비하지 않아요.
덕분에 수십 개, 심지어 수백 개의 스킬을 등록해둬도 성능 저하 없이 작동합니다. 실제로 Pawel이 공개한 PM 스킬 마켓플레이스는 GitHub에서 공개 72시간 만에 별점 1,300개를 넘겼고, 이후 10,000개 이상으로 급성장했어요. 그만큼 PM들의 수요가 폭발적이었다는 거죠.
실용적인 예시를 들면, 제품 발견(Product Discovery) 스킬을 설치하면 기능 요청 분석, 실험 계획, 핵심 가정 도출을 자동으로 처리해요. 제품 전략(Product Strategy) 스킬은 경쟁 분석, 앤소프 매트릭스, 프라이싱 전략 수립을 지원하구요.
중요한 건, 마켓플레이스 스킬은 출발점일 뿐이라는 점이에요. 진짜 가치는 내가 직접 피드백을 주고, Claude가 그 피드백으로 스킬을 스스로 개선하도록 만드는 반복 과정에서 나옵니다. 5번만 반복해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스킬로 진화해요.
CLAUDE.md 라우터 패턴, PM이 꼭 알아야 할 핵심
Claude Code나 Cowork를 쓰다 보면 CLAUDE.md라는 설정 파일을 만나게 돼요. 많은 분들이 이 파일에 모든 걸 다 넣으려는 실수를 해요. 결과적으로 파일이 비대해지면, 간단한 작업에도 무거운 지침을 전부 불러와서 비효율이 생깁니다.
올바른 방법은 라우터 패턴이에요. CLAUDE.md에는 딱 이것만 넣어요.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2~3문장 설명, 폴더 구조와 파일 위치, 내가 누구인지(역할, 대상, 목표), 각 도메인별 지식 파일이 어디 있는지, 특정 작업용 워크플로 파일 경로. 이게 전부예요.
글쓰기 스타일 규칙은 별도 파일에, 좋은 예시와 나쁜 예시는 패턴 파일에, 플랫폼별 지침은 플랫폼 파일에 각각 분리합니다. 에이전트는 현재 작업에 필요한 파일만 불러오고, 불필요한 맥락은 전혀 낭비하지 않아요.
한국 스타트업 PM 상황으로 바꿔보면, 네이버 블로그 글쓰기 규칙, 보험 GA 도메인 지식, 채용 평가 기준, 회의록 작성 포맷을 각각 다른 파일에 담고, CLAUDE.md는 "어디 가면 뭐가 있다"는 지도만 그리는 거예요.
CLAUDE.md는 지식의 창고가 아니라, 지식의 지도입니다.
스스로 개선되는 AI 시스템, 이게 핵심입니다
이 부분이 오늘 글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에요. 단순히 Claude를 쓰는 것과 Claude 시스템을 만드는 것의 차이를 가르는 핵심이거든요.
Claude에게 데이터를 분석하게 하면서, 세 가지 지식을 자동으로 생성하게 만들 수 있어요.
규칙(Rules)은 충분한 데이터로 검증된 패턴이에요. 예를 들어 "성과를 입증하는 방식의 도입부가 단순 주장형 도입부보다 참여율이 높다"는 식으로, 확정되면 이후 모든 작업에 자동 적용됩니다.
가설(Hypotheses)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패턴이에요. 증거가 쌓이면 규칙으로 승격되거나, 반증이 쌓이면 폐기됩니다.
폐기 패턴(Rejected)은 시도해봤지만 효과 없었던 패턴이에요. 이걸 기록해두는 이유는 같은 아이디어를 나중에 또 테스트하는 낭비를 막기 위해서예요.
Pawel이 공개한 CLAUDE.md 자기학습 지침은 실제로 이렇게 적용할 수 있어요.
"특정 도메인의 작업을 시작하기 전, 해당 도메인의 기존 규칙과 가설을 먼저 검토하라." "확정된 규칙은 기본으로 적용하라." "작업 완료 후 피드백을 받으면, 그 내용을 기반으로 규칙과 가설을 업데이트하라."
이 세 줄을 넣고 좋은 예시 10개와 나쁜 예시 2개를 먹인 뒤 한 번 작업을 시키면, 그 다음 작업부터 이미 달라져 있을 거예요. 매 작업마다 축적되는 규칙과 가설이 미래의 나를 대신 일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Dispatch, 모바일로도 에이전트를 돌린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많은 분들이 AI로 일한다고 하면 여전히 데스크탑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떠올리잖아요. 근데 Dispatch를 쓰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Dispatch는 스마트폰에서 여러 작업을 동시에 병렬로 실행할 수 있는 Claude의 인터페이스예요. 실제로 이런 식으로 써요.
편의점에서 장 보면서 "이 텍스트로 인포그래픽 만들어줘" 입력. 기다리는 동안 "최근 2시간 받은 이메일 카테고리별로 정리해줘" 입력. 결과 확인하면서 "경쟁사 A의 최근 LinkedIn 포스트 5개 분석해줘" 입력.
각 요청이 별도의 에이전트 스레드로 처리되고, 나는 결과를 확인하고 승인만 하면 됩니다.
이게 "24시간 일하라"는 뜻이 아니에요. 오히려 반대예요. 집중 업무 시간을 줄이고, 이동하거나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거예요. PM의 일하는 방식이 블록 단위에서 틈새 단위로 바뀌는 거죠.
개인 자동화 vs. 운영 자동화, 이 차이를 놓치면 실수합니다
Claude Code로 모든 걸 자동화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잘 맞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어요.
개인 자동화는 내 판단이 중간에 개입하는 작업이에요. 이메일 초안 작성 후 내가 승인, 인포그래픽 생성 후 내가 수정, 회의록 작성 후 내가 검토. 이런 건 Claude Code가 완벽합니다.
운영 자동화는 고객 응대, 결제 처리, 컴플라이언스 체크 등 사람 없이 자동으로 돌아가야 하는 프로세스예요. 이건 n8n처럼 코드가 실행되는 도구가 맞아요.
Claude Code의 워크플로는 에이전트가 해석하는 텍스트 파일입니다. "API 실패 시 3번 재시도"라고 적어도 에이전트가 그냥 무시할 수 있어요. 반면 n8n은 이걸 실제 코드 로직으로 처리해서, 실패하면 무조건 3번 재시도하도록 강제합니다.
내 업무 자동화엔 Claude Code, 고객 대면 자동화엔 n8n. 이 구분이 실수를 막아줘요.
한국 PM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첫 번째 스텝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어요. 오늘 딱 하나만 하신다면, CLAUDE.md에 세 줄 자기학습 지침을 넣고 좋은 예시 10개를 먹여보세요.
한국 스타트업 PM 환경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스킬 예시도 있어요. 네이버 블로그 글쓰기 규칙, 보험 GA 도메인 지식, 채용 평가 기준, 회의록 작성 포맷 같은 걸 각각 별도 파일로 만들고, CLAUDE.md에는 지도만 그리면 돼요.
2026년 현재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시스템으로 쌓아가는 팀은 아직 소수입니다. 도입은 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Chat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지금이 격차를 만들 타이밍이에요.
마무리
오늘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Chat은 5%만 쓰고, 나머지는 Cowork, Code, Dispatch로 옮기는 게 목표예요. 스킬을 설치하고, 써보고, 피드백 주면서 반복해서 개선하세요. CLAUDE.md는 지식의 지도로, 세부 내용은 별도 파일로 분리하세요. 그리고 작업할 때마다 규칙과 가설을 쌓아가는 자기학습 시스템을 만드세요.
AI 시대에 훌륭한 PM은 도구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에요. 그 격차는 앞으로 더 빠르게 벌어질 겁니다. 오늘 딱 세 줄부터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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