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 이제 통하지 않는 이유
아이디어 하나를 서랍에 넣어두고 1년을 버텼다고 상상해보세요.
"언젠가는 만들어야지." 하면서 미루고 또 미루다가, 어느 날 갑자기 "지금이다" 싶어서 실행에 옮겼는데, 그 결과가 일일 활성 사용자 28만 명이라면요?
이게 픽션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7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 한 명이, 코드 한 줄 직접 짜지 않고, AI 도구를 활용해 만든 서비스가 DAU 28만을 돌파했어요. 동시 접속자는 800명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통해, 2025년을 기점으로 "만드는 사람"의 기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야기해보려 해요.
온라인 담타, 이게 뭔데 수십만 명이 몰렸을까?
서비스 이름은 '온라인 담타'입니다. 온라인 담배 타임의 줄임말이에요.
흡연 부스에서 직장인들이 나누는 그 대화 아시죠? 기록이 남지 않고, 그냥 휘발되는 가벼운 수다. 그걸 온라인 공간으로 옮긴 거예요.
만든 사람은 GBIKE 소속의 7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 고서진 님입니다. 이마고웍스, 라이프오버플로우 등에서 B2B, B2C 서비스를 설계해온 분이에요. 정작 본인은 비흡연자인데, 흡연 부스에서 오가는 대화가 늘 궁금했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서비스예요.
익명성, 편안함, 그리고 기록되지 않는다는 해방감. 이 세 가지가 수십만 명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바이브 코딩이 뭔지는 알고 있나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은 2025년 2월 테슬라 전 AI 책임자 안드레이 카르파티가 처음 제안한 개념이에요.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대신, 자연어로 AI에게 원하는 걸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만들어주는 방식이에요.
"느낌대로 코딩한다"는 게 핵심이에요. 코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도,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만 말할 줄 알면 됩니다.
이 용어는 나온 지 한 달 만에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등재됐고, 콜린스 사전이 2025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어요. 그만큼 빠르게 시대의 언어가 된 겁니다.
숫자로 보면 파급력이 확실해요.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코드의 41%가 이미 AI의 손을 거칩니다. Y컴비네이터 2025년 겨울 배치 스타트업 중 25%는 코드베이스의 95% 이상을 AI가 작성했다고 밝혔어요. 바이브 코딩 관련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 총액은 2022년부터 2025년 사이에만 94억 달러에 달합니다.
Vercel v0 같은 플랫폼에서는 사용자의 63%가 비개발자예요. 이미 코딩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 도구로 앱을 만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
바이브 코딩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많이 나오는 반응이 있어요.
"그럼 누구나 다 서비스 만들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해요. 도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하지만 도구를 잘 쓰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고서진 님의 사례가 증거예요. 그분이 DAU 28만을 만들 수 있었던 건 피그마 메이크, 커서, 클로드를 사용했기 때문만이 아니에요. 7년간 쌓아온 프로덕트 디자인 역량, 즉 사용자를 읽는 눈, 서비스 흐름을 설계하는 능력,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는 판단력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그분은 AI가 생성한 코드를 분석하고 구체적인 수정 지시를 내리는 방식으로 개발을 이끌었어요. 코드를 쓰지 않았지만, 방향을 잡고 결과를 검증하는 건 철저하게 사람의 역할이었습니다.
바이브 코딩에서 AI는 손이에요. 방향을 잡는 머리는 여전히 사람이에요.
DAU 28만까지 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했다
링크드인에 서비스를 공개했을 때, 반응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어요.
그런데 갑작스러운 트래픽 폭발은 위기이기도 했습니다. 초기에 사용하던 수파베이스(Supabase)가 접속자 폭증을 감당하지 못했고, 서버 개발자인 남편의 도움을 받아 오라클 클라우드로 급히 이전했어요. 혼자 힘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빠르게 도움을 구하는 유연함도 성공의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사용자 피드백 관리도 인상적이에요. 약 600개의 사용자 의견을 엑셀로 수집하고 AI로 분류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ASMR 기능과 스텔스 모드를 구현했어요. 단순히 읽고 끝낸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제품에 녹여냈어요.
트래픽보다 더 중요한 건 그 트래픽을 감당할 준비를 빠르게 갖추는 실행력입니다.
단순함을 지키는 게 사실 가장 어려운 결정이다
온라인 담타의 핵심은 딱 두 가지예요. 채팅과 휴식.
전자담배 기능 같은 복잡성을 높이는 요소들은 과감히 보류했어요. 사용자들이 원하는 건 결국 잠깐 쉬어가는 공간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겁니다.
서비스가 커질수록 이 결정이 어려워져요. 다양한 기능 요청이 쏟아지고, 뭔가 더 붙여야 더 잘될 것 같은 유혹이 생기거든요.
하지만 진짜 좋은 프로덕트는 무엇을 넣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빼기로 결정했느냐로 완성됩니다.
바이브 코딩의 현실도 알고 가야 한다
물론 바이브 코딩이 만능은 아니에요.
AI 생성 코드의 45%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2025년 러버블(Lovable)로 생성된 앱 중 10%에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확인됐고, 데이터베이스가 통째로 날아가는 사고도 실제로 있었습니다.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만큼, 기술 부채가 빠르게 쌓이는 부작용도 있어요.
그래서 스택오버플로우 2025 개발자 조사에서 개발자의 72%는 바이브 코딩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어요. 비개발자에게 혁명적인 도구가, 오히려 전문 개발자에게는 품질 관리의 부담이 되기도 한다는 얘기예요.
도구의 한계를 알면서 쓰는 것과, 모르면서 쓰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AI 시대, 디자이너와 기획자의 역할이 달라진다
고서진 님은 GBIKE 실무에서도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해요.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AI가 다양한 도구와 연결되는 표준 방식)를 활용하고, 어노테이션 작업을 자동화하고, AI 이미지 생성을 업무에 접목하면서 전체 워크플로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요.
이건 단순히 업무가 편해졌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기획과 디자인과 개발 사이에 존재하던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줄어든다는 뜻이에요.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속도가 달라지고, 팀의 의사결정 방식도 달라집니다.
바이브 코딩 도구를 사용한 개발자들이 생산성이 74% 증가했다는 데이터가 있어요. 비개발자 직군에서 이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하면 파급력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AI는 디자이너와 기획자를 대체하지 않아요. 이들의 역량을 곱하는 도구가 되고 있을 뿐이에요.
지금이 아이디어를 꺼낼 타이밍이다
고서진 님은 이렇게 말했어요.
"지금은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매우 좋은 시대입니다. IT 직군에 종사하고 있다면 재미있는 아이디어 하나쯤은 이미 갖고 있을 거예요.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해보세요."
1년 이상 서랍에 넣어뒀던 아이디어를 꺼내 DAU 28만짜리 서비스로 만든 사람의 말이라 무게가 달라요.
바이브 코딩 시장은 2024년 약 47억 달러에서 2032년 37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요. 도구는 이미 준비됐어요. 커서, 클로드, 피그마 메이크, 러버블. 선택지도 다양해졌습니다.
남은 건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실행뿐이에요.
마무리
프로덕트 디자이너 한 명이 바이브 코딩으로 DAU 28만 서비스를 만든 이야기는, 결국 도구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도메인 전문성과 사용자 이해, 실행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AI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이제 코딩 실력이 아니에요. 지금 당신의 서랍에 묵혀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꺼낼 때가 됐습니다.
'비즈니스 > 스타트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페이팔은 왜 몰락했고, 파커는 왜 파산했을까? (0) | 2026.06.09 |
|---|---|
| 🤖 AI 네이티브 스타트업,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7가지 조건 (0) | 2026.05.20 |
|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느려서'가 아니다, 방향이 없어서다 (0) | 2026.05.19 |
| 빠르게 달리는데 왜 앞으로 안 나가지? 스타트업이 놓친 '벨로시티'의 비밀 🚀 (0) | 2026.05.19 |
| 🤔 B2B SaaS 대표님, 지금 당신에게 직업이 두 개입니까? (0) | 2026.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