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니스/스타트업

🎯 왜 우리 팀의 우선순위 결정은 항상 이렇게 어려울까?

by DrKo83 2026. 3. 21.
300x250
반응형

 

"OKR도 있고, 고객 인터뷰도 했는데 왜 매번 막막하지?"

프로덕트 팀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상황이 꼭 찾아와요. 분기마다 OKR 세우고, 고객 인터뷰 열심히 하고, 백로그 정리까지 잘 해놨는데 막상 "이 기능이랑 저 기능 중에 뭐 먼저 해야 해?" 하면 회의실이 갑자기 고요해지는 그 순간이요.

저도 그랬어요. 고객 임팩트는 점수 매겼고, OKR 매핑도 깔끔하게 해뒀는데, 두 이니셔티브가 같은 OKR에 매핑돼 있으면 그때부터가 진짜 문제였거든요. 데이터가 없어서 막히는 게 아니었어요. 퍼즐 조각 하나가 통째로 빠져 있는 상태였던 거죠.

오늘은 프로덕트 팀 대부분이 우선순위 결정에서 놓치고 있는 그 조각이 뭔지, 어떻게 채울 수 있는지 얘기해볼게요.

우선순위가 어려운 건 데이터 부족이 아니에요

프로덕트 관련 커뮤니티나 현업 PM들에게 "가장 어려운 업무가 뭐예요?" 물어보면 압도적으로 나오는 대답이 있어요. '실제 시장 피드백이 부족한 상태에서 백로그 우선순위 정하는 것'이에요. 15년차 베테랑 PM도 이 대답의 예외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흥미로운 점은, 많은 팀들이 이미 꽤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거예요. 고객 인터뷰 결과도 있고, NPS도 측정하고, 기능별 사용량도 트래킹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결정이 어려운 건, 보고 있는 차원이 하나뿐이기 때문이에요.

고객이 얼마나 원하는가, 는 잘 측정하고 있어요. 근데 그게 비즈니스에 얼마나 중요한가, 는 제대로 보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얘기예요.

OKR 매핑이 '비즈니스 임팩트'를 대신할 수 없는 이유

처음에 마티 케이건의 책을 읽고 고객 리서치에 올인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고객 임팩트를 점수화하고, 모든 기회를 분기 OKR에 깔끔하게 매핑하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문서상으로는 정말 그럴싸했어요.

근데 현실은 달랐어요. 분기 내에 못 끝낸 이니셔티브들이 생기고, 다음 분기 OKR이 시작되면 백로그를 다시 뒤져야 했어요. 억지로 새 OKR에 끼워 맞추거나, 아예 매핑 없이 방치되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죠.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회들이 맥락을 잃는다는 거였어요. 두 분기 전에 만든 백로그 아이템인데, "이거 왜 중요했지? 어떤 결과를 만들려고 했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연간 계획 수립할 때는 아예 OKR 매핑이 무용지물이 돼버렸고요. 회사 방향은 바뀌었는데 백로그는 여전히 옛날 OKR 기준으로 정리돼 있으니까요.

OKR은 목표 방향성을 보여주는 도구이지, 기회 하나하나의 비즈니스 가치를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에요. 이 차이를 몰랐던 거죠.

게임 체인저가 된 작은 질문 하나

"이 기회가 어느 OKR에 매핑되나?" 대신, 딱 하나의 필드를 바꿔봤어요.

"이게 어떤 핵심 지표를 움직이는가?"

OKR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있는 근본적인 메트릭을 묻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죠.

MRR (월간 반복 수익), 활성화 단계 완료율, 특정 작업 수행 시간, 리텐션율, 온보딩 완료 시간 같은 것들이요.

이렇게 바꾸니까 우선순위가 바뀔 때마다 해당 메트릭으로 필터링해서 지금 중요한 이니셔티브를 바로 찾을 수 있게 됐어요. OKR이 바뀌어도 백로그의 맥락은 유지되고요. 이게 생각보다 훨씬 큰 차이를 만들어냈어요.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게 있었어요. 같은 메트릭을 건드리는 이니셔티브들끼리 비교할 방법이 없었거든요. 비즈니스 관점에서 "어느 기회가 지금 회사에 더 중요한가"를 수치로 볼 수 없었어요.

고객 임팩트와 비즈니스 임팩트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에요

여기서 진짜 핵심 깨달음이 왔어요. 고객 임팩트와 비즈니스 임팩트는 별개의 차원이고, 독립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거예요.

고객 임팩트는 기회가 사용자에게 만드는 가치예요. 얼마나 많은 고객이 이걸 원하는지, 어떤 세그먼트가 영향받는지, 얼마나 자주 쓰는 기능인지를 측정하는 거죠.

비즈니스 임팩트는 기회가 회사에 만드는 가치예요. 어떤 메트릭을 움직이는지, 그 메트릭이 회사급 KPI인지 보조 지표인지, 장기 전략과 얼마나 정렬되어 있는지를 보는 거고요.

이 둘은 반드시 같이 움직이지 않아요. 고객 임팩트는 높은데 비즈니스 임팩트는 낮을 수 있어요. 반대로, 고객 수는 적지만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엔터프라이즈 고객층에만 영향을 주는 기능이라면 고객 임팩트는 낮아 보여도 비즈니스 임팩트는 굉장히 높을 수 있어요.

두 차원을 분리해서 보지 않으면 이런 케이스에서 반드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돼요.

2×2 매트릭스로 보면 답이 보이기 시작해요

두 차원을 각각 점수화하면 간단한 매트릭스로 시각화할 수 있어요. 오른쪽 위는 고객 가치도 높고 비즈니스 가치도 높은 최우선 이니셔티브들, 왼쪽 아래는 둘 다 낮은 낮은 우선순위 항목들이에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게요.

기능 A는 45명의 고객이 여러 세그먼트에서 매일 쓰는 기능을 요청했어요. 고객 임팩트는 높지만, 개선하는 지표가 보조 지표 수준이에요.

기능 B는 12명의 엔터프라이즈 고객이 월별로 사용하는 기능을 요청했어요. 고객 수는 적지만 리텐션이라는 핵심 KPI를 직접 움직이고, 장기 전략과도 강하게 연결돼 있어요.

두 차원이 없으면 이 비교는 결국 직관이나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으로 흘러가요. 두 차원이 보이면 회사가 지금 어디서 가장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적 대화가 가능해져요.

프레임워크가 대신 결정해주는 게 아니에요. 트레이드오프를 명시적으로 만들어주는 거예요. 그게 전부인데, 그게 전부가 맞아요.

이게 팀 대화의 질 자체를 바꿔버려요

두 차원을 수치화하기 시작하면 회의 분위기가 달라져요. 팀은 "왜 이걸 만드는가"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리더십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트레이드오프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어요. 마케팅이나 세일즈팀과 크로스펑셔널 대화를 할 때도 비즈니스 맥락이 공유되니까 훨씬 빠르게 정렬이 돼요.

장기 계획이 특히 달라져요. 우선순위가 바뀔 때마다 백로그 뒤의 맥락을 잃지 않게 되거든요. 비즈니스 임팩트를 재평가하고, 지금 중요한 메트릭으로 필터링하고, 관련된 기회를 빠르게 찾을 수 있으니까요. 백로그가 오래된 OKR의 무덤이 아니라 살아있는 기회의 저장소가 되는 거예요.

실제로 2026년 현재, 프로덕트 팀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우선순위 프레임워크들, RICE, MoSCoW, Value vs Effort 매트릭스 등 모두 공통적으로 '한 개 이상의 차원을 함께 보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단일 차원만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접근법은 이미 한계가 입증된 셈이에요.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것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어요. 지금 백로그를 열어서 아이템들을 하나씩 보면서 이 질문만 해보세요.

이 기능이 움직이는 핵심 지표가 뭔가? 그리고 그 지표가 우리 회사 전략에서 지금 얼마나 중요한가?

이 두 가지가 머릿속에서 명확하게 답이 안 나오는 아이템이 있다면, 그게 바로 우선순위 결정에서 불확실성을 만들고 있는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요.

다음에는 고객 임팩트와 비즈니스 임팩트를 실제로 어떻게 점수화하는지, 어떤 툴에서 어떻게 설정할 수 있는지 다뤄볼게요. 지금은 이 두 차원이 왜 분리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게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를 느껴보는 것으로 충분해요.

마무리

우선순위 결정이 어려운 건 데이터가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한 차원만 보고 있어서예요. 고객 임팩트와 비즈니스 임팩트를 독립적으로 측정하고, 두 가지를 함께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주관적이고 감으로 흘러가던 우선순위 결정이 명확한 전략적 대화로 바뀌어요. OKR 매핑에만 의존하지 말고, 어떤 메트릭을 움직이는지, 그게 비즈니스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함께 보세요. 백로그가 살아있는 저장소가 되고, 팀 전체의 결정에 확신이 생기기 시작할 거예요.

300x25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