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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헬스케어

세포 역노화 치료제 ER-100, 세계 최초 인체 임상이 시작된 이유

by DrKo83 2026.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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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늙는다는 것, 되돌릴 수 있을까요

2026년 6월, 의학사에 조용히 큰 사건이 하나 벌어졌어요.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시스가 세계 최초로 세포를 젊게 되돌리는 유전자 치료제의 인체 임상시험을 시작한 겁니다.

치료제 이름은 ER-100이에요. 손상된 망막 신경절 세포, 즉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시신경 세포에 유전자 3개를 넣어서 세포를 젊은 상태로 재프로그래밍하는 방식이죠.

그동안 노화를 되돌린다는 연구는 대부분 쥐 실험 수준에 머물러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진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전 세계 과학계가 이 임상을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어요.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 개념부터 짚어볼게요

ER-100을 이해하려면 후성유전학이라는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해요.

우리 몸의 DNA 자체는 태어날 때부터 거의 바뀌지 않아요. 그런데 DNA 위에 붙는 화학적 표식, 메틸화 같은 것들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변해가죠. 이 표식의 변화가 세포 기능을 망가뜨리고 결국 노화로 이어진다는 게 핵심 이론이에요.

ER-100은 이 화학적 표식들을 젊은 시절 상태로 초기화하려는 시도예요. 낡은 소프트웨어를 공장 초기화하듯, DNA 위의 노화 흔적을 지우자는 거죠. 저도 처음 이 개념을 접했을 때 소프트웨어 리셋 비유가 꽤 와닿았어요.

하버드 교수와 바이오테크 기업의 10년 연구

ER-100 뒤에는 하버드대 유전학자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가 있어요. 노화 연구 분야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분이에요.

2020년 싱클레어 교수팀은 생쥐 실험에서 ER-100을 활용해 늙은 망막 신경절 세포를 젊은 세포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어요. 손상된 시신경 기능을 부분적으로 회복시켰다는 결과였죠.

이후 그는 연구를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시스에 기술 이전했고, 회사는 수년간 비임상 시험을 거쳐 2026년 1월 27일 FDA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았어요. 그리고 지난 4월에는 시리즈D로 8000만 달러를 추가 유치하면서 임상 가속화와 부분 후성유전적 재프로그래밍, 즉 PER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요.

싱클레어 교수는 노화가 대부분 후성유전학적 정보의 손실로 발생하며, 이번 임상은 그 정보를 되돌리는 게 실제 인간 질병에도 효과가 있는지 처음 검증하는 기회라고 강조했어요.

실제 임상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임상 대상자는 최대 18명, 모두 눈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에요. 두 가지 질환을 타깃으로 하죠.

첫 번째는 개방각 녹내장이에요.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가장 흔한 형태의 녹내장인데, 12명이 우선 참여해요. 두 번째는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 줄여서 NAION이라고 부르는데 갑작스러운 시신경 혈류 차단으로 발생하는 시력 손상이에요. 여기엔 최대 6명이 추가로 참여합니다.

치료 방식은 주사 한 번으로 시작해요.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바이러스를 매개체로 써서 망막 신경절 세포 안에 유전자 3개, Oct4·Sox2·Klf4를 전달하는 거죠. 이 유전자들은 특정 항생제를 복용했을 때만 켜지도록 설계돼 있어요. 항생제를 끊으면 유전자도 꺼지는, 완전한 통제가 가능한 스위치 방식이에요.

참가자들은 최소 5년간 추적 관찰을 받고, 투여 용량은 환자 반응에 따라 조정된다고 해요.

과학자들이 이 치료제를 두고 논쟁하는 이유

ER-100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치료제예요. 세계 최초 임상인 만큼 아직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훨씬 많거든요.

가장 큰 우려는 암 발생 위험이에요. 세포 내 유전자 발현을 바꾸는 작업은 자칫 세포를 암세포로 변형시킬 수도 있어요.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의 줄기세포 생물학자 폴 노프플러 교수는 치료가 성공적으로 세포를 리프로그래밍하더라도 녹내장의 근본 원인인 안압을 낮추지는 못한다고 지적했어요. 효과가 있다 해도 지속성 여부는 불분명하다는 거죠.

또 싱클레어 교수는 이전에도 연구 결과를 과장 발표했다는 학계 비판을 받은 적이 있어요. 동물 실험의 성공이 인간에게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럼에도 이 임상이 의미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을 인체에서 처음 실험한다는 점이에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쌓일 거예요.

한국도 이 흐름에 합류했어요

이 분야는 한국도 본격적으로 뛰어든 국가 전략 연구 영역이에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생체노화 리프로그래밍 원천기술개발사업 착수회의를 열고, 향후 5년간 총 475억 원을 투입해 노화 역전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어요. 이 사업은 노화를 단순한 생리적 현상이 아니라 질병과 유사한 상태로 정의하고, 그 근본 원리를 규명하는 데 집중해요.

배경엔 빠른 고령화가 있어요.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천만 명을 돌파하며 고령화율 20%를 넘어섰거든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거예요.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어요. 글로벌 안티에이징 시장은 2024년 730억 달러 규모인데,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6.8% 성장해서 2034년엔 약 1,494억 달러에 이를 걸로 전망돼요. 한국은 스킨케어와 화장품 수출에서 글로벌 선두를 달리며 안티에이징 시장 점유율 19.6%를 차지하고 있죠.

노화를 막는 걸 넘어, 아예 되돌리는 시장으로의 전환이 시작된 셈이에요.

노화를 측정하는 생물학적 시계라는 개념

이 분야를 좀 더 깊이 이해하려면 생물학적 시계라는 개념을 알면 좋아요.

나이는 두 가지가 있어요. 생년월일로 계산하는 역학적 나이와 세포 상태로 측정하는 생물학적 나이예요. 같은 50세라도 어떤 사람의 세포는 40세처럼 기능하고, 어떤 사람은 65세처럼 노화돼 있을 수 있는 거죠.

과학자들은 DNA 메틸화 패턴을 분석해서 이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다양한 시계를 개발해 왔어요. ER-100의 목표는 바로 이 시계를 뒤로 돌리는 거예요.

다만 어떤 시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시계를 되돌리는 게 실제 건강 회복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합의된 답이 없어요. 이번 임상이 그 답을 찾아가는 첫 번째 인간 실험인 셈이죠.

앞으로 이 기술이 어떻게 진화할까요

이번 임상은 시작일 뿐이에요. 1상은 최대 18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확인에 집중하고, 효과 데이터도 일부 발표될 예정이지만 치료제로 쓰이려면 2상, 3상을 거쳐 수년이 더 걸려요.

주목해야 할 건 방향성이에요. 만약 눈에서 성공한다면 다음 목표는 뇌, 심장, 근육 등 다른 장기로 확대될 수 있어요. 눈이 테스트 베드인 이유는 세포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결과 측정이 쉽기 때문이에요.

장기적으로는 유전자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코로나 백신에 쓰인 mRNA 기반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커요. 현재 AAV, 아데노연관바이러스 기반 유전자 전달 방식의 영구적 발현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일시적 발현이 가능한 mRNA 기반 기술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에요.

마무리

2026년 4월,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시스는 실제로 하반기 임상 시작을 목표로 시리즈D 8000만 달러를 추가 확보했어요. 인류가 처음으로 노화를 되돌리는 치료제를 사람에게 주사하는 순간이 정말로 다가온 거예요. ER-100이라는 유전자 치료제는 망막 신경절 세포 속 세 개의 유전자를 켜고 끄는 방식으로, 노화된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려 해요.

아직 성공 여부는 알 수 없고 위험도 작지 않아요. 하지만 노화는 되돌릴 수 없다는 상식에 처음으로 과학적 도전장을 내민 순간이라는 건 분명해요. 우리 몸의 세포는 지금도 매 순간 늙어가고 있어요. 그 흐름을 멈추거나 되돌릴 수 있다면, 그건 단순한 의학 혁신이 아니라 인류 역사의 전환점이 될 거예요. 이번 임상 결과를 계속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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