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달차 한 대에서 시작된 이야기
요즘 스타트업 업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뉴스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아정당일 거예요. 용달차 한 대로 시작한 회사가 5년 만에 기업가치 3000억 원을 인정받았다는 소식,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그런데 진짜 흥미로운 건 그다음이에요. 아정당 김민기 대표는 지분 절반을 팔아 1500억 원이라는 돈을 손에 쥐었는데, 여기서 은퇴하는 대신 오히려 사업에 더 깊이 몰입하겠다고 말했거든요. 저도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궁금했어요.
엑시트, 정확히 뭘 의미하는 걸까
엑시트(exit)는 창업자나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해서 투자금이나 수익을 현금화하는 걸 말해요.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보통 창업 성공의 상징적인 순간으로 여겨지죠.
아정당의 경우 2026년 1월, MBK파트너스 계열의 커넥트웨이브가 아정당 운영사인 아정네트웍스의 경영권 지분 50%+1주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어요. 인수 대상은 김민기 대표 개인 지분이었고, 거래는 별도의 인수금융 없이 커넥트웨이브의 내부 현금성 자금만으로 진행됐다고 해요. 사모펀드가 포트폴리오 기업의 자금으로 다른 회사를 붙이는 이런 방식을 흔히 볼트온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한 줄 정리하면, 엑시트는 끝이 아니라 회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하나의 이벤트일 뿐이라는 거예요.
작은 문제 해결에서 시작된 3000억 기업
아정당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어요. 시장에서 용달 일을 하던 아버지의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박한 목표에서 출발했거든요.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은 정작 돈을 못 벌고, 앉아서 전화만 받는 중개업자가 더 버는 구조가 부당하다고 느꼈던 거죠.
2018년 네이버 카페 개설로 시작해서 2019년 인터넷 비교 가입 서비스를 본격화했고, 2021년 법인 아정네트웍스를 설립했어요. 처음 1년은 돈을 받지 않았고, 회원 3만 명을 모을 때까지 광고도 거절했다고 하니 정말 원칙을 지키면서 성장한 케이스예요.
그 결과 매출은 2020년 21억 원에서 2024년 1191억 원으로, 4년 만에 무려 57배 성장했어요. 전체 창업 기업 중 이 정도 규모로 크는 곳은 정말 드물죠.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눈앞의 문제 해결에 집중한 결과였다는 점이 인상 깊어요.
1500억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였다
뉴스만 보면 창업자가 1500억을 벌었다는 데 초점이 맞춰지기 쉬워요. 그런데 김민기 대표의 발언을 들여다보면 결이 완전히 달라요. 현금 재테크보다 아정당을 두 배, 세 배로 키우는 게 훨씬 더 큰 가치를 만든다고 말하거든요.
그는 SNS에 매각대금 입금 내역을 공개하면서 매각 사유가 사업을 위한 재무 안정성 확보라고 밝혔고, 3~4년 내 IPO를 목표로 한다고도 했어요. 과거 코인 투자로 1년 치 월급을 잃은 경험 이후로는 곁눈질하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알려져 있어요.
지금의 1500억 원도 감사하지만, 아정당이 앞으로 더 커지면 자신에게 훨씬 더 큰 가치로 돌아온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죠.
지분을 절반 판 진짜 이유, 돈보다 신뢰와 재무 안정성
지분 매각 결정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우선 커머스 계열 회사는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가 부족해서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불안정하게 흔들릴 수 있는데, 외부 투자자의 검증을 받으면 회사 가치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또 하나는 재무 안정성이에요. 실제로 아정당은 판매촉진비가 매출의 절반이 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차입금과 대표이사 개인 보증까지 있는 구조라서 외부 자본 유치를 통한 재무 체력 확보가 중요했을 걸로 보여요. 3000억 원이라는 평가 자체가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어서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하고요.
이번 거래 이후 아정당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로 떠올랐어요.
공짜 마케팅과 CEO 리버리지, 레거시 비즈니스의 생존법
이사, 상조, 인터넷 가입처럼 광고 마케팅 비용이 비싼 전통 업종에서는 신규 창업이 쉽지 않아요. 아정당은 SNS 채널과 콘텐츠 제작 능력으로 이 비용을 우회했어요. 사업 본질을 제대로 만들면 고객이 스스로 궁금해하고 찾아온다는 걸 증명한 셈이죠.
여기에 대표가 직접 핸드폰 번호를 공개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이른바 CEO 리버리지 전략도 함께 작동했어요. 직원이 회사와 고객 사이를 가로막기 전에, 대표가 직접 문제를 듣고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 거예요. 구매 주기가 긴 업종에서 이런 방식은 아정당만의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어왔어요.
태도 중심 채용, 스톡옵션 대신 성장을 주는 회사
아정당은 다른 스타트업처럼 스톡옵션이나 높은 연봉으로 인재를 붙잡지 않아요. 대신 경력자보다 열심히 하려는 신입을 채용해서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택했어요.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태도는 저항하지 않는 것, 그리고 업무와 자신을 분리해서 비판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예요. 학벌이나 스펙보다 이걸 나의 업적으로 만들겠다는 열정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는 점도 특징이고요.
앞으로의 변화, 다시 1대 주주가 될 수 있을까
이번 거래로 아정당은 2대 주주 체제로 바뀌었지만, 김민기 대표는 여전히 대표이사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어요. MBK 입장에서는 커넥트웨이브를 상장 폐지한 뒤 아정당을 붙이는 볼트온 전략으로 전략적투자자 매각이나 재상장 같은 엑시트 옵션을 열어둔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만약 MBK가 향후 커넥트웨이브 엑시트에 나서거나 사업 재편 과정에서 지분 구조가 다시 움직이는 순간이 온다면, 김민기 대표가 그때 현금력과 경영 장악력을 갖추고 있을 경우 다시 1대 주주로 올라서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각이 나와요. 최근 그가 서울 청담동에서 수백억 원대 건물을 잇달아 낙찰받은 것도 이런 자산 증식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어요.
마무리
아정당 사례는 엑시트를 바라보는 흔한 시선을 뒤집어요. 1500억이라는 돈보다 회사를 더 키우는 게 더 큰 가치라고 믿고, 지분 매각을 재무 안정성 확보와 신뢰 구축의 수단으로 활용했거든요. 태도 중심 채용과 공짜 마케팅, CEO 리버리지 전략까지, 화려한 자본보다 본질에 집중한 실행이 3000억 기업가치를 만든 원동력이었어요.
지금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큰 그림보다 눈앞의 문제 해결에 먼저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정당의 다음 목표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계속 지켜볼 만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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