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회사는 전략이 없어요."
"왜 결정을 이렇게 못 내리는 거죠?"
여러분도 회사에서 이런 말 한 번쯤은 해보셨죠? 사실 저도 그랬어요. 막상 뒤돌아보니 정말 전략이 없는 게 아니라 다른 문제가 있더라고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4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정말 심각한 현실이 드러나요. 국내 기업 239개사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9.7%가 긴축경영을 주된 경영계획 기조로 삼고 있다고 답했어요. 이건 2019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래요.
더 놀라운 건 300인 이상 대기업만 따로 보면 61%가 긴축경영을 계획하고 있다는 거예요. 2016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죠. 전사적 원가절감 66.7%, 인력운용 합리화 52.6%, 신규투자 축소 25.6%... 수치만 봐도 기업들이 얼마나 어려워하는지 느껴지시죠?
그런데 말이에요, 정말로 전략이 없어서 이렇게 된 걸까요? 아니면 다른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걸까요?
전략이 안 보이는 진짜 이유 3가지
전략 전문가 존 컬러의 분석에 따르면, 회사에서 전략이 부재해 보이는 현상은 사실 세 가지 핵심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해요.
1. 정보와 인사이트: "우리가 뭘 모르는지도 모른다"
첫 번째 문제는 정보 부족이에요. 그런데 단순히 데이터가 부족한 게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거죠.
강한 조직은 고객, 경쟁사, 내부 역량에 대한 솔직하고 최신의 관점을 공유해요. 상황이 변하면 그에 맞춰 조정하고요.
반면 약한 조직은 오래된 정보나 추측, 만들어진 확신에 의존해요. 현실과 맞지 않는 정보의 신호들을 무시하죠.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전략 부재 상태보다 더 나쁜 상황인 나쁜 전략의 덫에 걸려 실패를 반복한다"고 지적했어요. 처음에는 좋은 전략이었지만 환경이 변했는데도 빠르게 수정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다는 거예요.
실제로 닌텐도를 보세요. 스마트폰 게임의 위협을 인지했음에도 자사가 익숙한 영역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했어요. 그 결과?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고전하게 됐죠.
2. 게임과 옵션: "우리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몰라"
두 번째는 비즈니스 게임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거예요.
강한 조직은 현재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합의하고, 규칙을 이해하며, 진짜 선택지들을 봐요. 규칙을 바꾸거나 새로운 옵션을 만들 수 있는 때도 알아차리죠.
약한 조직은 어떤 게임인지 불분명하거나 의견이 갈려요. 규칙이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놓치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고상한 비즈니스 게임 말고도 현실적인 게임들이 있다는 거예요.
실제 기업들이 하는 게임들을 보면:
빅 플립: 문제가 드러나기 전에 밸류에이션을 높여서 매각하거나 IPO하기
사일로 디펜스: 다른 부서에 자원을 뺏기지 않으려고 자기 영역 보호하기
모멘텀 미라지: 진전의 인상을 계속 주어서 사기와 밸류에이션 유지하기
이런 게임들, 여러분 회사에서도 벌어지고 있지 않나요?
3.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결정의 어려움
마지막은 실제 실행 단계에서의 어려움이에요.
강한 조직은 확실한 결정을 내리고, 방해되는 선택지들을 제거하며, 선택한 것에 에너지를 집중해요. 트레이드오프가 있더라도 감수하죠.
약한 조직은 미루고, 가장자리만 건드리고, 집중하지 않고 일을 계속 쌓아가기만 해요.
실제 데이터로 보는 전략 실행의 현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연구를 보면 충격적인 결과가 나와요. 50개국 이상 1,000개 넘는 조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조사 참여자의 61%가 자신의 조직이 전략 실행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대요.
2017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연구에 따르면, 67%의 잘 수립된 전략이 실행 부족으로 실패한다고 해요. 그리고 61%의 임원들이 고위 리더십 역할에 임명되었을 때 직면한 전략적 과제에 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어요.
더 충격적인 건 50%에서 60%의 임원들이 승진하거나 고용된 후 첫 18개월 이내에 실패한다는 거예요.
한국의 상황도 비슷해요. 2024년 기업경영전망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34.3%가 2025년 경영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않았다고 답했어요. 즉, 계획 수립조차 어려워하는 기업들이 상당하다는 뜻이죠.
브리지스 비즈니스 컨설팅의 2012년 조사를 보면 더 심각해요. 프로젝트 리더의 70%가 한 달에 하루도 안 되는 시간을 전략 검토에 썼대요. 리더십 팀의 85%는 한 달에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을 전략 논의에 쓰고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 많은 정보와 인사이트가 필요한 경우
레이더 없이 비행하고 있거나 레이더가 무엇을 말하는지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다면, 세계 최고의 전략가가 있어도 결정을 내릴 수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테니스 선수가 처음 상대하는 상대에게 하는 것처럼 탐색 모드가 필요해요.
탐색 모드의 특징은 일단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상대방, 즉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는 거예요.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는 것이 목표고, 옵션을 보존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모으는 거죠.
보쉬의 사례를 보세요. 이 회사는 실패를 극복의 대상이지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어요. 오히려 수많은 실패를 통해 세계 어느 B2B 기업도 이루지 못한 위상을 유지하며 사업을 확장해 갔죠.
3M도 마찬가지예요. 최근 4년 동안 시작한 사업이 전체 매출의 30%가 넘어야 한다는 불문율을 가지고 있어요. 일상적인 실패 없이는 달성 불가능해 보이는 기준이죠.
게임에 대한 명확성과 솔직함이 필요한 경우
개인이나 팀, 부서장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가 실제로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솔직해지는 거예요.
우리는 종종 게임이 승리하거나 고객을 섬기거나 생존하고 번영하는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한 수익을 제공하는 것이 게임인 경우가 많아요. 설령 그것이 서서히 평범함으로 내려가는 것을 의미하더라도 말이죠.
타깃의 사례를 보면 명확해요. 성공적인 소매 회사였지만 캐나다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경영진이 전략적 목표, 운영 절차, 고객 기대치의 차이를 캐나다 직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타깃은 모든 캐나다 사업을 폐쇄해야 했어요.
현실적인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접근
불완전한 정보가 있을 때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인식하는 게 중요해요.
평범한 리더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한 목소리는 "집중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라"고 말하고, 다른 목소리는 "하지만 그게 회사를 망칠 수도 있어요. 세 가지 옵션을 동시에 진행하면 어떨까요?"라고 말하는 상황이에요.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하나가 뜨거워질 때까지 여러 개의 철을 불에 넣어두는 방식으로 운영해요. 이것은 운과 전략적 베팅의 혼합이죠.
서킷 시티의 사례가 대표적이에요. 성공적인 전자제품 회사였지만 잘못된 자원 배분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어요. 위험한 사업 인수를 매각하는 대신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인 경험 많은 영업 직원들을 제거했죠. 그 결과 고품질 고객 서비스와 업계 지식 제공에서 경쟁력을 잃었어요.
다음번에 "우리 회사에 전략이 없다"고 불평하고 싶어질 때
한번 생각해보세요:
정보 문제인가요? 현실에 대한 정확하고 공유된 이해가 부족한가요?
게임 이해 문제인가요? 우리가 실제로 어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 모르거나 의견이 갈리나요?
실행 문제인가요? 좋은 정보와 명확한 게임 이해가 있는데도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하나요?
이런 관점에서 문제를 보면, 더 건설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내년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 국내 기업 59.8%가 2026년 이후라고 답했어요. 28%만이 2025년 하반기라고 봤고요. 기업들이 전망한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평균 1.9%에 불과했어요.
이런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중요한 건 전략이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는 거예요. 전략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배우고 적응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기억해주세요.
경총의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이 말했듯이, "내수 부진, 높은 인건비 부담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긴축경영 기조가 크게 높아졌다"는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전략의 본질을 이해하고 제대로 실행할 방법을 찾아야 해요.
전략 부재가 아니라 전략 실행의 문제라는 걸 인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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