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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스타트업

🎯 창업가의 세 얼굴: 선교사, 용병, 그리고 광대

 

실리콘밸리가 말하는 창업가 이데올로기

요즘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용병이 아니라 선교사다." 전설적인 투자자 존 도어가 했다는 이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최근 여러 창업가들을 만나면서 깨달았어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게 나뉘지 않더라구요.

실제로 성공한 창업가들을 들여다보면, 선교사와 용병이라는 이분법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해요. 2024년 글로벌 벤처캐피탈 리포트에 따르면,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은 유니콘 기업 창업가들의 성향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거든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선교사형 창업가: 미션에 미친 사람들

대부분의 큰 회사는 선교사형 창업가가 만들어요. 성공적인 회사를 만들려면 엄청난 노력과 헌신이 필요한데, 이건 진심으로 무언가를 믿는 사람만이 해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 선교사형도 두 가지로 나뉘어요. 첫 번째는 빌리버 타입이에요. 브라이언 체스키가 딱 이런 케이스죠. "개발자 컨퍼런스 기간에 내 집 에어베드를 빌려줬더니 돈을 벌었네? 다른 사람들도 이거 필요할까?" 이렇게 시작한 거예요. 합리적이고 기회 중심적인 접근이죠. 에어비앤비는 이런 실용적 접근으로 2024년 기준 전 세계 220개 국가에서 7억 명 이상의 게스트를 맞이했어요.

두 번째는 이데올로기 순수주의자예요. 팔머 러키, 알렉스 카프, 비탈릭 부테린 같은 사람들이요. 이들에게 회사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에요. 세계관 그 자체죠. 그래서 이들의 회사는 종종 컬트적인 팔로워를 만들어내요. 사람들이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그들의 세계관에 동참하는 거예요. 비탈릭 부테린의 이더리움은 2024년 기준 시가총액 2,5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탈중앙화라는 철학을 실제 경제 생태계로 구현해냈죠.

용병형 창업가: 여정을 즐기는 사람들

존 도어는 용병형 창업가를 경계했지만, 사실 용병이 나쁜 건 아니에요. 선교사가 목적지에 집착한다면, 용병은 여정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거든요.

프로페셔널 창업가가 대표적이에요. 에릭 슈미트는 구글을 만들지 않았지만, 구글을 거대 기업으로 키웠죠. 일론 머스크도 테슬라를 만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가 없었다면 테슬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거예요. 샘 알트먼도 AI 연구자가 아니었지만, 기회를 보고 뛰어들어 OpenAI를 이끌고 있어요.

최근 테크 산업 통계를 보면, 유니콘 기업의 약 40퍼센트가 창업자가 아닌 2대 혹은 3대 최고경영자에 의해 본격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해요. 프로페셔널 창업가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수치죠. 특히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성공적으로 기업공개를 한 테크 기업 중 35퍼센트는 전문 경영인 출신 최고경영자가 이끌었다는 데이터도 있어요.

사기꾼형 용병: 여정만 중요한 사람들

하지만 용병 중에서도 위험한 부류가 있어요. 바로 허스터예요. 이들은 목적지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여정만 중요해요. 게임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그냥 돈과 명예에만 집착하죠.

애덤 뉴먼, 트레버 밀턴, 차마스 팔리하피티야가 대표적이에요. 특히 위험한 건, 자기 자신도 속이는 허스터예요. 애덤 뉴먼은 WeWork를 4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5조 원 가치로 평가받다가 파산 직전까지 갔지만, 본인은 끝까지 자기 비전을 믿었던 것 같아요. 2019년 상장 시도 당시 WeWork는 연간 19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이게 더 무서운 거죠.

트레버 밀턴의 니콜라 모터스는 더 심각했어요. 2020년 트럭이 실제로 작동하지도 않는데 언덕에서 굴러가는 영상을 찍어서 마치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홍보했거든요. 결국 증권사기 혐의로 기소됐죠.

광대형 창업가: 퍼포먼스가 중요한 사람들

요즘 들어 특히 눈에 띄는 유형이 있어요. 바로 민스트럴, 즉 광대형이에요. 스타트업이 점점 더 공개적이고 투명해지면서, 퍼포먼스가 중요해진 거죠.

반역자 타입은 긍정적인 광대예요. 트래비스 캘라닉이 초창기 우버를 운영할 때 법적 그레이존을 공격적으로 공략했던 것처럼요. 리드 호프만의 블리츠스케일링도 이런 맥락이에요. "빠르게 움직이고 규칙을 깨라"를 체계화한 거죠. 2023년 기준으로 블리츠스케일링 전략을 채택한 스타트업의 평균 성장률은 일반 스타트업보다 3배 이상 높았다고 해요. 우버는 이런 전략으로 2015년까지 전 세계 300개 도시로 확장하며 공유경제의 새로운 장을 열었어요.

하지만 선을 넘으면 퍼포먼스 아티스트가 되어요. 엘리자베스 홈즈와 샘 뱅크먼-프리드가 대표적이죠. 이들은 진짜로 자기 연기를 믿어요. 메소드 연기처럼요. 홈즈는 Theranos가 실제로 작동할 거라고 믿었던 것 같고, SBF도 자기 투자 포트폴리오가 손실을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돈 10달러를 훔쳐서 투자해서 20달러를 만들고 10달러를 돌려줘도, 훔친 건 훔친 거잖아요. FTX의 몰락은 80억 달러 이상의 고객 자금 손실을 초래했어요.

저커버그의 변신: 순수주의자에서 허스터로?

이데올로기는 고정된 게 아니에요. 마크 저커버그가 딱 좋은 예죠.

처음엔 하버드에서 "누가 더 예쁜가" 앱을 만들던 그냥 해커였어요. 거의 허스터에 가까웠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순수주의자가 된 것 같아요. 야후가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3천억 원에 인수 제안을 했을 때, 이사회에 들어가서 "당연히 안 팔죠"라고 했대요. 피터 틸이 그걸로 얼마나 큰돈을 벌 수 있는지 설명해줬는데, 저커버그의 대답은 간단했어요. "그 돈으로 또 다른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 거예요."

2014년 오큘러스를 20억 달러, 약 2조 6천억 원에 인수하고, 메타버스에 100억 달러, 약 13조 원 이상을 쏟아부은 것도 순수한 비전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메타의 리얼리티 랩스 부문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손실이 500억 달러를 넘어섰어요. 하지만 요즘의 저커버그는 어떤가요? 프로페셔널 창업가에서 허스터 쪽으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샘 알트먼의 궤적: 프로에서 허스터로

샘 알트먼도 비슷한 변화를 겪었어요. 처음엔 전형적인 프로페셔널 창업가였죠. Y콤비네이터를 운영할 때도 그랬고, OpenAI를 시작할 때도 더 똑똑한 사람들의 피치를 듣고 기회를 본 거였어요.

그런데 ChatGPT의 성공 이후 뭔가 달라진 것 같아요. ChatGPT는 출시 두 달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이 됐거든요. 최근 브래드 거스트너가 "130억 달러, 약 17조 원 매출로 어떻게 1조 4천억 달러, 약 1,900조 원을 감당할 건가요?"라고 물었을 때, 그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순수주의자라면 자기 세계관을 설명했을 거예요. 빌리버라면 기회를 설명했겠죠. 프로페셔널 창업가라면 전략적 실행 계획을 보여줬을 거예요. 하지만 그는 과격한 비난과 피해자 코스프레로 답했어요. 전형적인 허스터의 모습이죠.

일리야 수츠케버의 증언도 의미심장해요. "샘은 고위 임원들을 서로 싸우게 만들고,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만 해주면서 모순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거예요. 이게 OpenAI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Y콤비네이터 시절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고 하네요.

당신은 어떤 창업가인가요?

결국 중요한 건 이거예요.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매일매일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선택해요. 창업가로서, 투자자로서, 배우자로서, 부모로서. 이데올로기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선택하는 거예요.

선교사라면, 당신은 빌리버인가요, 순수주의자인가요? 사실 이 질문을 하는 순간 당신은 순수주의자가 아닐 확률이 높아요. 진짜 순수주의자들은 미션에 대해 질문하지 않거든요. 그게 그들 존재의 일부니까요.

용병이라면, 당신은 게임 자체를 사랑하나요, 아니면 돈과 명예와 권력을 위해 규칙을 깨려고 하나요? 이게 프로페셔널 창업가와 허스터의 차이예요.

퍼포먼스를 즐긴다면, 당신은 반역자인가요, 아니면 퍼포먼스 아티스트인가요? 도덕적 회색지대를 걸어가면서도 올바른 싸움을 하는 건가요, 아니면 거짓 내러티브로 현실을 만들어내려는 건가요?

성공보다 중요한 것

중요한 건, 이데올로기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애덤 뉴먼은 WeWork 파산 이후에도 순자산이 22억 달러, 약 3조 원에 달해요. 차마스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죠. 반면 역사가 잊어버린 수많은 빌리버와 순수주의자들도 있어요.

2024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창업 10년 후 생존한 기업들의 창업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요소는 재무적 성공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했느냐였다고 해요. 결국 장기적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어떻게 성공하느냐보다 중요하다는 거죠.

그러니까 질문은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아니에요. 질문은 "이겼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예요. 이데올로기는 행동의 선행지표예요.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당신의 이데올로기 성향을 결정해야 하는 거죠.

창업가의 이데올로기는 단순히 선교사와 용병으로 나뉘지 않아요. 빌리버, 순수주의자, 프로페셔널, 허스터, 반역자, 퍼포먼스 아티스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죠. 중요한 건 어떤 유형이 성공하느냐가 아니라, 성공했을 때 당신이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예요. 이데올로기는 매일매일 당신이 선택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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