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고객이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제품을 만들어야 할까요?
스타트업 초기 단계에서 가장 답답한 순간이 있죠. "우리 제품을 누가 쓸까?", "이 기능이 정말 필요할까?"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데, 정작 인터뷰할 사용자도 없고 시간도 없는 상황 말이에요.
저도 처음엔 이 부분이 막막했어요. 그런데 최근 재밌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ChatGPT 같은 AI를 활용해서 가상의 사용자를 만들고, 그들과 '대화'하는 거예요. 실제로 많은 창업자들이 이 방식으로 제품 검증 속도를 2배에서 3배까지 높이고 있더라구요.
2025년 현재, OpenAI는 ChatGPT Enterprise 고객이 1,000개를 돌파했다고 발표했어요. 그런데 재밌는 건 포춘 500대 기업 중에서는 아직 5퍼센트만 도입했다는 점이에요. 반면 스타트업들의 채택률은 대기업의 2배 수준이라고 하네요.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일수록 AI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뜻이죠.
ChatGPT로 리얼한 사용자 페르소나 만들기
보통 페르소나라고 하면 "30대 여성, 직장인, 연봉 5천만 원" 이런 식의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솔직히 그런 정보만으로는 제품을 설계할 수 없어요.
진짜 중요한 건 '이 사람이 왜 우리 제품을 쓸까?', '어떤 불편함을 느끼고 있을까?', '의사결정 기준은 뭘까?' 같은 행동 기반 정보거든요.
ChatGPT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금융 앱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로 고민하는 마케팅 매니저 페르소나를 만들어줘. 그들의 업무 맥락, 일상적인 업무 흐름, 목표, 두려움과 장애물, 그리고 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를 포함해서 상세하게 만들어줘."
그러면 ChatGPT는 단순한 프로필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할 법한 사람의 하루 루틴, 사용하는 툴, 의사결정 패턴까지 구체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최근 UX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페르소나 제작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도 사용자 중심 사고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해요.
AI와 가상 인터뷰하기: 연습이 아니라 진짜 인사이트
페르소나를 만들었으면 이제 그 사람과 '대화'를 해봐야 합니다. 이게 생각보다 훨씬 효과적이에요.
ChatGPT에게 이렇게 요청하세요:
"당신은 이제부터 'CRM을 매일 사용하는 영업 담당자 민수'입니다. 저는 제품 매니저로서 당신의 니즈와 불편함을 파악하려고 인터뷰하고 있어요. 완전히 민수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답변해주세요."
그 다음부터는 진짜 인터뷰처럼 진행하면 됩니다. "현재 어떤 방식으로 고객 관리를 하시나요?", "가장 답답한 부분이 뭔가요?", "이전에 써본 툴은 왜 바꾸셨어요?" 같은 질문을 던지는 거죠.
놀라운 건 ChatGPT가 정말 그 역할에 몰입해서 답변한다는 점이에요. 감정, 고민, 트레이드오프까지 포함해서 마치 실제 사용자처럼 반응합니다.
인터뷰가 끝나면 이렇게 물어보세요: "방금 인터뷰에서 나온 핵심 페인 포인트를 정리해줘." 그러면 실제 사용자 인터뷰 후 만드는 리포트처럼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제품 아이디어와 메시징 검증하기
페르소나가 준비됐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활용할 차례예요. 랜딩페이지 문구, 신규 기능 설명, 온보딩 플로우 같은 걸 페르소나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확인하는 거죠.
"당신은 방금 만든 '재무팀 매니저 지영'입니다. 우리 제품 소개 페이지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솔직히 말해주세요. 좋은 점, 이해 안 되는 점, 걱정되는 점을 모두 포함해서요."
이렇게 물어보면 ChatGPT는 그 페르소나의 관점에서 날카로운 피드백을 줍니다. 가격이 애매하다거나, 핵심 가치가 명확하지 않다거나, 전문용어가 너무 많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실제로 소셜미디어 관리 플랫폼 후트스위트의 GM인 파르토 고쉬는 자신의 팀이 ChatGPT와 이미지 생성 툴을 결합해서 랜딩페이지 목업을 빠르게 만들어 테스트한다고 공유했어요. 개발 리소스를 쓰기 전에 여러 아이디어를 탐색할 수 있어서 효율이 훨씬 높아졌다고 하더라구요.
기능과 가격 전략 압박 테스트하기
가장 재밌는 활용법 중 하나는 '가격 민감도 테스트'예요. 페르소나를 구매자 모드로 전환시켜서 가격에 대한 솔직한 반응을 끌어내는 거죠.
"당신은 스타트업 대표 민지입니다. 우리가 기능 A를 월 49달러에 출시하려고 해요. 솔직히 이 가격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비싸다고 느껴진다면 왜 그런가요?"
그러면 ChatGPT는 민지의 입장에서 "이 정도 기능이면 자동화가 더 포함돼야 할 것 같아요", "경쟁사는 30달러인데 왜 더 비싼지 모르겠어요" 같은 구체적인 피드백을 줍니다.
기능 우선순위도 테스트할 수 있어요. "기능 A와 기능 B 중에 뭐가 더 중요한가요?" 이렇게 물어보면 그 페르소나가 가진 목표와 업무 맥락에 맞춰서 우선순위를 설명해줍니다.
언제 AI를 쓰고, 언제 실제 사용자를 만나야 할까요?
여기까지 읽으면 "그럼 AI만 써도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AI 페르소나는 초기 아이디어 검증, 팀 정렬, 가설 수립에는 정말 좋아요. 하지만 실제 의사결정은 반드시 진짜 사용자를 만나야 합니다. ChatGPT는 동기와 목표를 잘 요약하지만, 미묘한 감정과 실제 경험의 깊이를 담아내지는 못하거든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ChatGPT는 종종 자신 있게 틀린 결론을 내리거나,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통계나 경쟁사를 지어내는 '할루시네이션'을 일으킬 수 있어요. 그래서 AI가 제안한 인사이트는 항상 실제 데이터나 인터뷰로 검증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렇게 섞어 쓰는 거예요:
1단계 - ChatGPT로 페르소나 초안과 인터뷰 스크립트 작성
2단계 - 실제 사용자 몇 명과 인터뷰하면서 어떤 부분이 맞고 틀린지 확인
3단계 - 실제 답변을 다시 ChatGPT에 넣어서 주제별로 정리하고 페르소나 업데이트
4단계 - 양쪽 소스를 모두 활용해서 제품과 메시징 개선
온라인 커뮤니티 빌드스페이스의 창업자 샤빈은 실제 고객 인터뷰 내용을 ChatGPT에 입력하면 몇 시간 걸릴 분석 작업을 몇 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공유했어요. 다만 항상 원본 데이터와 대조해서 AI가 만들어낸 내용이 아닌지 확인한다고 하더라구요.
주의할 점: 편향, 할루시네이션, 과신
AI를 쓸 때 조심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어요.
첫째, ChatGPT는 가끔 그럴듯한 거짓말을 합니다. 존재하지 않는 경쟁사 이름이나 통계 수치를 만들어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사용자들이 기능 X를 좋아할 거예요"라고 말하면, 반드시 "그럼 실제로 증거가 있나?"라고 다시 물어봐야 해요.
둘째, 확증 편향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 아이디어 괜찮지?"라고 물으면 ChatGPT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답합니다. 대신 "이 아이디어의 리스크나 혼란스러운 부분은 뭘까?"처럼 중립적이고 비판적인 질문을 던져야 해요.
셋째, AI는 때로 너무 세련되고 완벽한 페르소나를 만들어서 불편한 진실을 놓칠 수 있어요. 실제 사용자는 훨씬 복잡하고 모순적이거든요.
실제 사례: 스타트업들은 이렇게 쓰고 있어요
핀테크 스타트업 트레이더스 에코의 프로덕트 매니저는 ChatGPT로 타겟 오디언스 설명만 넣어도 상세한 페르소나가 나와서 팀 전체가 "우리 사용자가 누구인지" 빠르게 정렬할 수 있었다고 해요.
고객 피드백 툴인 캐니의 공동창업자 사라는 ChatGPT로 고객 지원 대화를 스캔해서 기능 요청을 추출하고 비슷한 메시지끼리 묶는 작업을 자동화했습니다. 원래 몇 시간 걸리던 일을 몇 분으로 줄인 거죠.
또 다른 프로덕트 매니저는 리뷰 데이터를 클러스터링한 뒤 GPT로 각 클러스터의 페인 포인트를 요약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었어요.
공통점이 뭐냐면, 모든 창업자가 "AI가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지는 않았지만 훨씬 빠르게 움직이게 해줬다"고 말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최종 결정 전에는 반드시 실제 대화로 검증했다고 강조하더라구요.
유니콘이 돌아왔다: 2025년 스타트업 시장의 신호
마지막으로 시장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최근 크런치베이스 데이터를 보면 2025년 10월 한 달 동안만 20개의 새 유니콘이 탄생했고, 44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8조 원의 가치가 창출됐어요. 2022년 초 이후로 가장 강력한 달이었죠.
이게 의미하는 건 투자 시장이 다시 열리고 있다는 신호예요. 다만 2021년처럼 모든 회사에 돈이 쏟아지는 건 아니에요. 지금은 "AI 네이티브" 기업, 그러니까 AI를 기능으로 추가한 게 아니라 AI 때문에 가능해진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자본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테크 기업은 8.2퍼센트, 핀테크는 6.6퍼센트의 ChatGPT Enterprise 도입률을 보이는 반면, 에너지나 제조업은 거의 쓰지 않고 있어요. 스타트업이 상장 기업보다 2배 빠르게 도입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규제 리뷰도 없고, 정치적 리스크도 없고, 그냥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죠.
재밌는 건 ChatGPT Enterprise를 안 쓰는 회사들이 AI 인재 채용을 오히려 120퍼센트 늘렸다는 점이에요. 반면 쓰는 회사들은 27퍼센트만 늘었고요. 이유는 명확해요. 안 쓰는 회사들은 자체 AI 스택을 만들려고 엔지니어를 뽑는 거고, 쓰는 회사들은 그 레이어를 OpenAI에 아웃소싱한 거죠.
마무리하며
AI 페르소나와 가상 인터뷰는 초기 스타트업에게 정말 강력한 도구예요. 빠르게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가설을 세우고, 팀을 정렬하는 데 탁월하죠.
하지만 명심하세요. AI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맹점을 드러내는 도구일 뿐이에요. 진짜 의사결정은 반드시 실제 사용자와의 대화로 검증해야 합니다.
ChatGPT로 연습하고, 실제 사용자로 결정하세요. 이 조합이 바로 AI가 진짜 빛나는 지점이에요. 속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인간의 인사이트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게 2025년 스타트업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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